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올해 학부모들이 교장을 평가해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2010년 도교육청의 교육적 지향과 정책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교장 공모제를 확대하고 학부모들이 교장 후보의 자질과 교육과정 내실화 방안을 직접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2010년은 공교육 개혁의 원년, 교육자치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경기교육은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비라는 높은 벽을 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고, 학벌 중심사회가 몰고 온 왜곡된 교육현장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 창의적이고 민주적으로 성장하는 인재의 모습이 형상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2010년은 ‘교육의 희망점’이 될 것”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은 가치교육, 책임교육, 교육복지 구현이라는 3대 교육적 지향을 기반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교육을 개혁래 신뢰받는 경기교육, 희망을 주는 경기교육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학교가 새로운 교육철학을 담은 학교의 기준과 모델을 제시하고,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은 차별과 소외를 걷어내고 참된 교육을 실천하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교육은 일선 학교현장이 변화에서 시작된다”며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학교 교육에 헌신하는 선생님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해 연구와 수업능력, 학생과의 교육적 소통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으로 인사에 반영해 모든 선생님들이 교육 본연의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장선생님은 일선 선생님들이 학교 교육과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교장공모제를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교 운영계획, 특히 학교의 교육과정 내실화와 교실 수업개선, 그리고 교육공동체와의 민주적인 소통의지를 고루 평가해 학교공동체가 원하는 교장선생님을 직접 모실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제는 연한에 따라 일정 점수만 취득하면 학교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바뀌어야 하며, 체계적이고 우수한 학교경영을 위한 경험과 능력을 지닌 준비된 분이 교장선생님이 될 수 있는 교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며 “교장 중임 심사를 강화해 능력에 따른 임용 뿐 아니라 학교 운영 성과에 대한 책무성을 중히 여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신장을 올해 최우선 역점 과제로 설정했다”며 “학교는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역량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며, 학생들은 진정 경쟁력 있는 학력을 갖추어야 하며, 배려와 돌봄의 삶을 이해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것도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제대로 교육받으며 당당한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며, 이런 학부모들의 바람도,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적 지향도, 학생 한 명 한 명이 제대로 된 학력을 기를 때 완성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진정한 학력신장을 위해서는 학생 중심의 사고를 통한 정규 교육과정의 강화, 교실수업의 혁신, 학교문화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내용은 수업의 혁신, 학교문화의 변화이며, 혁신학교 5개년 계획을 통해 일반학교의 자발적인 학교개혁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내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 네트워크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해 학교마다 특성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의 개발과 운영은 물론 학생 선택권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는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모든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스스로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무상급식 5개년 계획을 통하여 2014년까지 도내 초ㆍ중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문제를 학교가 책임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학교 보육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고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연계하는 ‘유-초 연계 edu-care' 제도를 시범 실시,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경기도형 보육프로그램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추진과 관련, “학생들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자기 선택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며 “강제적인 체벌이나 두발 규제 등은 금지돼야 하며, 지켜야 할 규범들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학교공동체에서 논의되고 결정될 필요가 있고, 또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빚어지는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교권보호헌장을 제정하고, 교권보호 대책을 수립해 교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교사의 권위가 더욱 굳건해지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학부모 사부담으로, 출산율마저 떨어뜨리는 과도한 사교육비가 왜 발생하는지 문제의 근본을 살펴야 한다”며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로 특목고나 자사고를 늘리는 정책이 입시 병목현상을 가속화하고 학교간 격차를 유발해 사교육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고 있으며, 또한 유ㆍ초ㆍ중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을 기형화시키고, 공교육 정상화를 어렵게 하여 많은 학생을 학습대열에서 낙오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 양극화가 빚어낸 교육 외적 현실을 살피지 않고, 전수식 일제고사 형태로 지역간, 학교간, 학생간 서열화를 조장하는 정책은 교육현장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며 “외고를 비롯해 설립취지에 걸맞지 않고 교육현장을 왜곡하는 학교 다양화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올바른 학교 교육 개혁은 정규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 것이며, 이것은 교실 수업의 변화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교실 수업 개혁의 핵심은 선생님이며, 선생님의 자발적인 열정과 헌신성이 없이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고, 선생님 스스로 교직에 대해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질 때 가능하다”며 교육개혁의 핵심과 주체가 ‘교사’임을 강조했다.

김 교욱감은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선생님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 학생을 가르치고 보살피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행정업무 경감조치를 단행하고,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고, 교사로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능력개발 평가를 도입하고 학부모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상호 수업을 공개하고,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도 집중적인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육감은 이날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이어진 일문일답을 통해 지난 14일 검찰 소환에 불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실관계 다툼이 아닌 법리적 해석의 문제를 두고 소환에 이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소환조사 시행 여부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변호사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가 무상급식을 ‘북한식 사회주의 정책’등으로 언급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복지자본주의의 기본적 정책’을 이념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냉전적, 전근대적 사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