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부천지역 25개 시민단체에서 추진중인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과 관련, 부천교육청 홈페이지(www.kenbc.go.kr)에 지난 1일자로 공식 입장을 밝힌 전문을 올렸다.

시는 “제121회 부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시민 청구에 의한 학교급식지원조례안이 부결된 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이끌어갈 16여만명의 학생들에 대한 급식지원에 대해 결코 반대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다만 학교급식조례안에 대해 내부 의견수렴 과정에서 예산 배분의 효율성과 집행에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의 입장에서 국가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학교급식에 국·도비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완전 무상급식을 위한 정책수립과 예산의 확보 등 일부 수용이 곤란한 내용에 대해 수정 의견을 제시했고 시의회에서도 안건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대부분의 시의원이 반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시가 제시한 수정의견에 대해 자세히 해명했다.

시는 우선 조례안의 ‘완전 무상급식 실시를 위한 정책수립과 예산의 확보를 통한 학부모 부담의 최소화’에 대한 삭제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완전급식을 위해서는 547억원이 소요되며 전체 식품비만 지원해도 387억원, 식품비의 10%만 지원해도 최소 44억원 이상이 소요돼 시의 재정형편상 국·도비 지원없이는 완전 무상급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따라서 조례가 제정돼도 실효성이 없는 유명무실한 조례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는 또 조례안 중 ‘시장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소요되는 경비중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시장은 교육경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소요되는 경비중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로 수정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국·도비 지원 없이는 급식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새로운 조례 제정없이 현재도 부천시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학교급식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조례안 중 ‘지원대상자중 우수 농·수·축산물을 사용하고자 희망하는 학교에 급식재료 구입비를 우선 지원할 수 있다’를 ‘관내 저소득층 학생 급식을 위해 우선 지원할 수 있다’로 수정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2005년을 결식아동 없는 원년을 달성하기 위해 1천300여명의 결식아동에게 학과시간 내 중식지원은 물론 일·공휴일 및 방학기간에도 급식지원을 하고자 하는 사항으로 지원 우선순위의 변경이 필요하며 이를 실천을 위해 시에서는 금년도에도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학교교육경비 4억원과 국·도비 및 시비 등 총 1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는 조례안 중 ‘시장은 학교급식을 위하여 우수 농·수·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에 대해 삭제 의견을 제시한 것은 “학교급식비 지원은 보조금 성격으로 시장이 현물을 구입하여 지원하는 것은 예산회계법상 불가능하며, 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금액 이상의 물품구매시 입찰방식으로 구매하고 특정 단체나 개별 농민과의 수의계약을 통한 물품구매는 법에 저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처럼 학교급식지원조례안 중 일부 문제점에 대해 시의 입장에서 수정의견을 제시했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의 회의를 통해 태스크포스(T/F)팀에서 만들어진 조례안은 합의에 의해 결정됐다 하더라도 시의 입장에서는 절차상 다시 한번 최종 조례안에 대해 각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해야 시정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례에 의한 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시에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담당할 부서가 필요하며, 더더욱 우수 급식재료 구입 공급과 지도점검을 위해서는 별도의 조직과 시스템이 필요한 것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시는 시민단체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급식이 부실하여 시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학교급식은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운영토록 돼 있으며 최근에 각급 학교에 영양교사를 배치하도록 하는 학교급식법이 개정돼 책임성을 강화했으며, 학교, 학부모, 급식업체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질 높은 학교급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 급식비를 지원하는 다른 지자체에 대한 사례도 곁들였다. “김포시, 고양시는 농촌경제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관내에서 생산되는 쌀을 구입시에 한해 일부를 보조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으며, 인천시나 순천시는 친환경농산물을 사용시 급식비 증가 차액분에 한해 시비나 도비를 50~30% 지원받아 연간 20~30억원을 지원하고 있을 뿐 대부분 자치단체에서는 급식조례를 제정했어도 지원을 못하고 있는 실태”임을 지적했다.


부천시, 97년부터 학교교육경비 지원해와
최근 5년간 335억원 전국 지자체 중 최다
특히 시는 “학교급식은 학교급식법에서도 규정돼 있다시피 교육의 일환으로 교육장이나 학교장의 책무로 자치단체장은 필요한 경우 지원을 할 수 있을 뿐”이라며 “그러나 부천시는 이미 학교교육경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각급 학교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 97년부터 현재까지 학교급식시설 개선에 94억원, 초등학교 저학년 완전급식을 위한 급식시설 개선 및 보수에 11억원,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에 22억원을 지원해 왔으며, 또한 열악한 교육여건 및 환경 개선을 위하여 매년 60~70억원을 지원해 왔고 최근 5년간에도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335억원을 지원한 바 있어 어느 자치단체보다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그만큼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 지난 9월9일 대법원에서 전라북도 학교급식조례가 GATT에 위배돼 무효 결정된 바 있으며, 경기도 학교급식조례도 대법원에 제소돼 있어 현재로서는 도비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소개하며 “정부의 8.31 부동산종합대책에 따른 거래세율 1% 인하와 부동산거래 동결현상이 지속되면서 거래세인 취·등록세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도 부천시 세입전망이 매우 어두운 실정이지만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영세민, 결식노인 및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의 확대 요구와 지하철 7호선사업 추진 등 중·장기적으로 많은 재원이 필요한 어려운 시기”임을 강조했다.
시는 “앞으로 경기도의 학교급식조례의 제정 추이를 보아가며 부천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추진할 것이며, 그때까지는 학교교육경비 범위 내에서 결식아동 중식비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궁극적으로 완전 무상급식과 우수 농·수·축산물 사용은 지역별, 학교별로 지원에 격차가 없도록 학교급식법에 기초해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되 국·도비 지원에 의해서 추진해야 가장 실효성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천시가 부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현재 부천지역 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해 할교급식조례제정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부천지역 학교급식 네트워크’에서 요구하는 조례 제정과 관련, 시의 수정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조례제정이 어렵다는 점과 함께 학부모들의 학급식조례 제정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부천지역 학교급식 네트워크’는 지난달 26일 부천시 관계공무원과 학교급식조례 제정에 대해 찬·반 의견을 제시한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각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으나 무산되자 공개토론회를 재차 제안한데 이어, 오는 8일부터 12월1일까지 매주 화, 목요일 오후 1~5시까지 송내역과 북부역 일대에서 1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오는 28일부터는 학교급식 조례 청구인 1만3천332명에게 편지 보내기와 부천시의회 정례회 기간 동안 1인 시위 및 거리행진도 실시하는 등 학교급식조례 제정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