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9일 숨진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검찰이 발견한 메모지는 모두 55자(字)로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과 함께 액수가 적힌 내용이 공개돼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채널A가 10일 오전 11시48분께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메모지에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7억, 홍문종 의원 2억, 유정복 인천시장 3억,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 (이름없이) 부산시장 2억,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 달러(2006년 9월26일 독일 베를린), (금액없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8명의 이름이 직책없이 이름과 금액 또는 금액이 이름만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 이름이 적힌 이들 인사들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 등을 한결같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지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는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 전 회장이 ‘55자 메모지’를 남겼다는 채널A 보도에 앞서 이날 오전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사망하기 전인 9일 오전 6시부터 50분 남짓 전화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경향신문은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은 지난 200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독일을 방문할 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으며,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7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또 이날 낮 12시 정각에 성 전 회장의 육성이 담긴 인터뷰 녹취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전체 통화 50분 중 3분50초 가량으로, 이날 오전에 신문에 보도한 ‘김기춘 전 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한화 1억910만원), 허태열 전 실장에게 현금 7억원을 각각 전달했다고 말한 내용이다.

한편, 성완종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9일 오전 10시30분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서울 청담동 자택에 유서를 남긴 채 이날 오전 5시10분께 집을 나섰고, 유서를 발견한 성 전 회장의 아들이 오전 8시10분께 경찰에 신고해 행적 파악에 나서 휴대폰 신호 추적을 통해 북한산 등산로 일대에 대한 집중 수색에 나서 오후 3시30분께 정토사에서 2km 가량 떨어진 북한산 형제봉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