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묻었다는 전 주한미군의 폭로에 이어. 경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에 있었던 ‘캠프 머서’(미 44공병단)에서도 “온갖 화학물질 수백 갤런이 매립됐다”는 주한미국 출신 퇴역 군인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부천지역 4개 지역위원회(원미갑ㆍ원미을ㆍ소사구ㆍ오정구)는 25일 “민ㆍ관ㆍ군 공동 조사단 구성을 통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환경오염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원상복구에 대한 미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 부천 4개 지역위원회는 성명서에서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이 풀리기도 전에 부천 오정동의 미군 반환기지 ‘캠프 머서’에도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하고 ▲경북 칠곡에 준하는 한미 협조와 민ㆍ관ㆍ군 공동조사단 구성을 통한 철저한 진상조사 ▲부천지역의 또다른 반환 미군기지와 주변지역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환경 정보 공유 및 접근 절차에 관한 부속서 체결 이전인 2003년 이전에 반환받은 10개 미군기지를 포함한 47개의 모든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철저한 환경조사를 실시하고 ▲4천억이 넘어갈 것이라는 반환기지 환경오염 복구비용에 대한 미군 측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향후 이러한 환경오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불평등한 SOFA 환경규정의 즉각적인 개정을 요구했다.

민주당 부천 4개 지역위원회는 “캠프 캐럴의 사례에서 보듯 미군측의 기록에서도 이미 특정물질을 매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환경오염 행위”라며 “우리의 국토를 파괴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면서도 지금까지 모르쇠로 일관한 미군은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을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오염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정부는 캠프 캐럴과 달리, 오정동의 캠프 머서는 SOFA 규정에 환경조항조차 없던 1992년에 미군이 이전했기 때문에 당시 SOFA 규정 4조는 ‘시설 반환시 미국의 원상회복 의무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미군의 책임을 묻기조차 쉽지 않다고 하지만, 불가피한 환경오염이 의도적인 유해 화학물질의 매립에 대해서는 법적, 도의적 책임을 분명히 묻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제대로 된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