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과 지역일반노동조합 부천시시설관리공단 지부는 복수노조로 볼 수 없는 단체교섭에 임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11민사부(재판장 박정수 판사)는 지난 20일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에 제기한 ‘단체교섭 응락 가처분 이의 신청’에 대해 기각했다.

이에 앞서 지역일반노동조합 부천 시설관리공단 지부는 공단 측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자 지난 2월17일 일 공단을 상대로 ‘단체교섭 응락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은 지난 5월4일 공단 측에 지역일반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명령하는 한편, 교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회당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공단 노조가 활동하고 있어 지역일반노동조합 공단 지부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법원 판결에 불복해 ‘단체교섭 응락 가처분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에 노동조합이 존재하더라도 지역일반노동조합과 같이 초기업적 노동조합인 사실, 단체교섭의 교섭권이 지부장에게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위원장에 있는 점, 지역일반노동조합 부천시설관리공단 지부의 실질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 내지 그에 준하는 산업별. 직종별. 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라고 볼 수 없어 복수노조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공단 측은 단체교섭권을 인정받은 지역일반노동조합 공단 지부와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변호사비 등 소송비까지 부담하게 됐으며, 5월13일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행강제금 1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한편, 지역일반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27일 부천시시설관리공단 지부를 결성하고 같은해 12월21일 공단 측에 단체교섭을 신청했으나, 공단은 2차례 단체교섭은 연기하면서 “공단에 이미 노조가 있기 때문에 복수노조에 해당돼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지역일반노조에서는 “지역노동조합은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다”며 대법원 판례까지 제시했지만, 공단 측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으며서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지역일반노동조합은 “공단 측이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 명목으로 힘없는 현장의 노동자들만 해고한 것부터 잘못됐고, 공단 측의 요구에 정년 단축을 합의한 기존 공단 노조의 책임도 크다”며 “공단 노조는 조합원들의 권리 향상과 고용 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공간과 공단 노조를 싸잡아 꼬집었다.

지역일반노조는 또 “부당한 해고로 인한 투쟁 끝에 계약직으로 현장에 복직한 이들에게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받는 월급은 예전의 절반 수준에 안전수당, 식대, 목욕비 등 갖가지 복리후생에서도 차별을 두었다”고 부당한 대우를 지적하고 “법원 판결대로 단체교섭에 책임있게 나서고, 부당하게 차별 처우를 받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일반노동조합은 부천시 원미구 심곡1동 368의 19번지 2층에 사무실(☎0320321-8279)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