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홍건표 전(前) 부천시장은 23일 오후 최근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이 주민참여예산제 관련 기고문을 통해 “홍건표 전 시장이 학교급식 조례를 반대하고 지난해 예산에 학교급식 지원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그때 그 상황을 알고 말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반박 글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홍 전 시장은 현 민선 5기 김만수 시장을 향해서도 무상급식과 화장료 지원에 대해 “선심성 퍼주기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지역언론에 ‘주민참여예산으로 부천이 바뀔까?’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설명과 시민 참여를 강조하면서 말머리에 “예산편성권이 남용된 사례로는 홍건표 전 시장 시절 학교급식 문제를 들 수 있다. 부천YMCA를 비롯한 시민,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2005년 1월 학교급식지원조례는 1만3천332명이 청구한 부천시 최초의 주민청구조례로 부천시의회에 상정됐다. 그런데 해당 상임위(행정복지위)까지 통과된 조례를 홍건표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에서 반대해서 무산시켰다. 그후 건강한 학교급식에 대한 전국적인 여론이 비등하자 2009년 6월 부천시의회에서 학교급식지원조례가 제정됐지만 홍건표 전 시장은 2010년 예산에 학교급식 지원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관련 기고문 클릭.

홍 전 시장은 이에 대해 “급식 조례를 거부한 것은 맞지만, 그때 상황은 학교 급식을 시(市)에서 책임질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며 “시장이 왜 학교 급식을 반대하는가?, 나도 분명 학교 급식을 찬성할 뿐만 아니라 부천시민의 모든 복지도 다 해결해 주고 싶은 욕망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다만 예산이 부족해서 하고 싶고, 해주고 싶은 것을 못해 주며 매번 변명같이 예산 타령을 하곤 하는 것이 내 신세였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마치 ‘예산은 모포 한 장과 같다’고 한다. 모포 한 장을 어떻게 나누느냐 따라 그 도시의 성격이 달라지고 발전의 과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시장의 덕목은 시정 전반에 관한 상황을 파악하고 돌출되는 현상에 대응하며 선택과 집중에 의한 시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없는 집 살림살이는 몇배 더 힘이 드는 법”이라며 “ 학교급식조례가 제안된 때 부천시 상황은 지하철 7호선을 중지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없는 예산을 쪼개서 시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급식조례를 만들자는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제안은 자기들의 이슈와 실적 쌓기 위한 제안이었다고 생각된다”며 “이런 조례를 제안할 경우 사전에 시장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소통을 했다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항상 시(市)와는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하고 일방적으로 성명을 내면서 소통이 안되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곤 했었다”며 “시장 임기 동안 성명 발표, 고발성 보도로 여러번 조사를 받았지만 단 한 건의 혐의없이 정당성을 판정을 받았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급식조례도 시정의 어려운 형편에서 조례 제정이 어렵다고 누누이 설명을 했었다”며 “지금의 상황은 김만수 시장이 부천시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투자 보다 무상급식을 우선 하고, 나아가 화장료까지 지원하겠다고 하는 선심성 퍼주기 관점에서, 그때 그 상황을 배제하면 급식조례를 받아들이지 않은 조치에 대한 성토도 가능할 것이지만, 그때 그 상황을 알고 말하느냐의 판단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 그 상황에서 급식조례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자신의 결정이 지하철(7호선)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부천시 중요 인프라를 구축하는 엄청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 주민참여예산제도를 과시한다고 해서 이 정책이 미래에까지 좋은 평가를 받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세계 예산 정책도 품목별 예산제도에서 제로베스 예산제, 목표관리 예산제, 성과관리 예산제 등 다양한 예산제도가 창안되고 도입됐지만 아직도 완벽한 예산제도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자고(自高)하고 비난하지 말고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잘 발전시켜 나가기 바란다”며 “그리고 몇년 후 그때 그 시절의 상황을 몰랐다는 변명이 없도록…”이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