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7명이 사망한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호텔 화재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본부를 격상하고 본격 조사에 나섰다.

24일 부천원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23일)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을 송유철 원미경찰서장(경무관)에서 김종민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치안감)으로 변경했다.

경찰이 수사본부를 격상한 것은 일선 경찰서와 함께 지방경찰청 수사인력을 투입해 보다 전문적으로 화재 원인 등을 철저히 규멍하고 신속한 수사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강력계·과학수사대와 부천원미경찰서 형사과 등 총 84명으로 구성됐으며, 24일 오전 10시 첫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호텔 업주 등 관계자와 투숙객, 참고인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과 안전 관리 준수 및 과실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중간 조사 결과도 다음 주 중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경찰과 소방은 화재 발생 다음 날인 어제(23일) 오전 11시부터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등 5개 기관 관계자 33명이 참여한 가운데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벌였다.

또한 사망자 7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 2명은 추락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도 소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어제(23일)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 객실이 화재 발생 당시 비어 있던 점을 고려할 때 누전이나 에어컨 스파크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불이 나기 전에 810호 투숙객은 객실에 들어갔다가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냄새가 난다며 1층에 있는 호텔 프런트로 내려가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810호 투숙객의 신원을 확인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사실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난 호텔 복도 CCTV에서도 화재 당일인 22일 오후 7시 31분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810호로 투숙객이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고, 3분 뒤인 7시 34분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방 밖으로 다시 나온 이후 2~3분 만에 방문 틈으로 연기가 새어 나왔고, 천장을 매우기 시작한 연기가 83초 만에 복도를 가득 채운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께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로 7명이 사망했고 12명이 부상(중상 2명, 경상 10명)을 입었다.

이번 화재는 호텔 전체로 불길이 번지지 않았지만 내부에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퍼진 대다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불이 난 호텔은 2004년 준공된 건물로 모두 63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화재 당일에는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에 따르면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의 경우 1992년 소방법에 따라 11층 이상 객실에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됐었고, 이후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6층 이상 호텔·여관 전체 층에도 의무 설치 대상이 됐으나,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2018년 이전에 준공된 10층 이하 숙박업소 건물에는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부천 호텔도 지하 2층, 지상 9층에 2004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오래된 10층 이하 숙박업소 건물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부천 호텔 화재 현장을 찾은 여야 정치권도 제도 개선 추진을 약속했다. ▶관련기사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