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10일 놀이시설로 둔갑한 사행성 스크린 경마게임 ‘레이싱 나이트’에 대한 단속에 나서 김모(31) 씨 등 5명을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금 1천200여만원과 게임기 50대를 압수해 조사중이다.

경찰의 이번 단속은 그동안 스크린 경마 게임인 ‘레이싱 나이트’가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안전성 검사가 필요없는 놀이기구’로 인정돼 업주들이 기타 유원시설업으로 신고하고 영업을 하면서 일부 지자체들과 단속을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되는 등 단속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최근 울산지방법원에서 ‘사행성 게임’이라는 판결에 따라 전격 이루어진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지난 6월말부터 미니 농구대와 인형 뽑기 등 게임기 등 5대로 관할구청에 유원시설업으로 신고를 하고, 실제 영업은 ‘레이싱 나이트’ 스크린경마 게임기 50대를 설치하고 하루 평균 1천만원 이상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관광진흥법상에 명시된 ‘레이싱 나이트’는 원래 구슬을 굴려서 구멍에 넣으면 말을 탄 기사가 전진하는 방식의 놀이기구였으나, 지난해 게임장 업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가상의 말이 펼치는 경주에 베팅을 하는 게임기에 똑같이 ‘레이싱 나이트’라는 이름을 붙인데 이어,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안전성 검사가 필요 없는 놀이기구’라는 확인서를 발급받으면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게임물 등급 판정을 받지 않고도 영업할 수 있게 됐다.

업주들은 미니 농구대와 인형 뽑기 등 놀이기구를 설치해 관할 구청에 영업 신고를 한 뒤 기기 변경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사행성 영업을 하자, 올해 1월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한산업안전협회에 위탁한 놀이기구 안전성 검사 업무를 취소하고 각 지자체에 “해당 게임물은 영업 신고 및 기기 변경 신고를 받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고, 각 지자체도 관내 해당 영업장에 영업정지 처분이나 기타유원시설업 신고 반려 처분 등을 내렸다.

하지만 업주들은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받은 확인서를 근거로 각 지자체에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맞섰으나, 이번에 울산지법에서 ‘사행성 게임’이라는 판결을 받아 단속 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