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이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됐다.

지난 2007년 4월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4년10개월만이다.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거대 경제권 2곳과 모두 FTA를 발효했다.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자유무역협정(FTA)는 국가간에 상호 무역 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협정이다. FTA는 시장이 확대돼 비교 우위에 있는 상품과 산업의 수출과 투자가 촉진되고 무역 창출 효과가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경쟁력이 낮은 상품과 산업은 침체하거나 문을 닫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이같은 양면성으로 인해 FTA 협상은 하나를 주고 두 개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 유리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모든 회원국에게 최혜국 대우를 보장해 주는 다자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세계무역체제인 반면, FTA는 양자주의 및 지역주의적인 특혜무역체제로 회원국에만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한국은 1998년 11월 대외경제조정위원회에서 FTA 체결을 추진하기 시작해 한국-칠레 FTA가 2004년 4월1일부터 발효됐고, 한국-싱가포르 FTA는 2006년 3월2일에, 한국-유럽자유무역연합(EFTA) FTA는 2006년 9월1일에 발효됐으며, 2007년 6월 발효된 한국-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FTA 상품무역협정은 2008년 11월 캄보디아 등 9개국에 대한 발효가 완료됐다.

한미 FTA 발효로 몇가지 예외 상품은 있지만 한국과 미국 두나라 간의 수출입 상품에는 이제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의 82.1%인 8천628개 상품과 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80.5%인 9천61개 상품에 대해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나머지 상품도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관세가 붙지 않음에 따라 미국산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 미국산 자동차의 경우 한미FTA로 8%의 관세가 4%로 낮아지고, 5년 뒤에는 아예 관세가 없이 수입된다. 2천cc가 넘는 차량은 10%이던 개별소비세도 8%로 인하된다. 이에 따라 5천만원짜리 미국산 자동차를 살 경우 FTA로 400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미국산 와인도 10%에서 14%까지 싸게 살 수 있는 등 한미FTA로 일단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윤즉슨 미국산 값싼 농산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가계 지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도 매년 2.7%씩 15년간 균등하게 관세가 낮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 전문점이나 정육식당이나 육류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외식업체가 상당수 개점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과일 값도 내려간다. 오렌지의 경우 발표 첫해에 2천500톤이 무관세로 수입돼 지금보다 20%나 싸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과일 농가 및 축산 농가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산 수입업자들이 관세 인하 만큼 제품 값을 제때 내릴 것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 후에도 칠레산 와인 가격이 올랐고, 일부 유럽산 가전제품과 자동차는 생색에 그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발효로 국내 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찬반 논란도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