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후보로 지명된 지 41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동흡 후보자는 13일 오후 ‘공직후보 사퇴의 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과 관련해 그동안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오늘자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6시40분께 헌재로 전화를 걸어 직접 작성한 ‘사퇴의 변’을 전달했으며, 자진 사퇴와 관련한 특별한 업급은 없었던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5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대구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에는 인천지법 부천지원 지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법원장을 거쳐 2006~2012년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정통 법관 출신으로, 지난 1월3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헌법재판관 출신의 첫 헌재 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하지만 지난달 21일과 22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분당아파트 위장전입 의혹,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공동저서 저작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 가족동반 해외출장, 헌법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의 사적 유용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사퇴 압박을 받아왔고, 결국 후보 지명 41일만에 자진 사퇴로 낙마했다.
이에 따라 차기 헌재 소장 후보 인선은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으며, 지난달 21일 이강국 전 헌재 소장 퇴임 이후 한달 가까이 이어져온 헌재 소장 공백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헌법재판소 소장은 대통령이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을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같은 절차상으로 미뤄 볼때 차기 헌재 소장을 지명 및 청문절차를 거쳐 확정되려면 최소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11일 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차기 헌재 소장 후보자 지명은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