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소사경찰서는 24일 대포폰을 이용해 800명을 상대로 대출해줄 것처럼 속인 뒤 피해자들 명의로 휴대전화 1천600대(15억원 상당)을 개통한 뒤 장물업자를 통해 휴대전화 단말기를 중국 등 해외로 밀수출한 혐의(사기 및 장물취득)로 이모(37)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43) 씨 등 7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폭력배와 휴대폰 대리점 업주까지 가담한 이들 대출사기단은 T.M이란 사무실을 차려놓고 불특정 다수인에게 무작위로 ‘[통신지원] 고객님 50~100만원 이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 연락이 오는 피해자들에게 “대출받으려면 휴대전화를 임시개통(가개통)해서 신용도를 올려야 한다”면서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휴대폰 가입신청서 등을 건네받아 800명의 명의로 휴대전화 1천600대를 개통, 유심칩을 제거한 뒤 장물업자를 통해 중국 등 해외로 밀수출해 1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TM이란 사무실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신용불량자 등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휴대전화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조직폭력 부천 신삼거리파 행동대원이 수집한 정보를 휴대폰 대리점에 전달했고, 휴대폰 대리점 업자는 사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휴대폰을 대량으로 개통해 주었으며, 개통된 휴대폰은 장물업자와 수출업자에게 넘겨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대부분이 경제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임을 감안해 피해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피해금 15억원 중 6억원 상당을 피의자들이 자진 납부 해지토록 유도해 일정 부분 피해를 회복시켰다.

한편, 부천소사경찰서(총경 김학관)는 올해 1월과 3월, 5월에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대출사기 조직의 인출·환전·통장 모집책 등을 적발해 5명을 구속하고, 5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등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으로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과 대출사기 범죄를 중점 단속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대출 문자메세지를 받을 경우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으로부터 신용정보가 노출됐다는 전화를 받거나 인터넷뱅킹을 할 때에는 가짜 금융기관 홈페이지에 보안카드 번호 모두를 입력하거나, 다른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말고 반드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에 꼼꼼히 확인해 대출사기 등의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