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성탄절인 25일 전국의 시선이 사찰(사寺찰刹)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조계사로 쏠렸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조계사로 피신한 철도노조 박태환 수석부위원장은 25일 오후 6시50분 조계사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허락 없이 어제 저녁 8시10분쯤 조계사에 들어오게 돼서 조계사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제가 여기 들어오게 된 것은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오직 여기 조계사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위원장은 “온 국민이 대화에 나서라고 해도 대화하지 않는 정부에게 조계사와 어른들이 나서서 철도문제를 해결하도록 중재에 나서 달라는 간곡한 심정으로 들어오게 됐다”며 “사회적 갈등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중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26일 민주노총 전국 동시다발 지역별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총파업을 결의하며, 28일은 100만 시민 행동의 날로 정해 오후 3시 광화문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를 열고 정부가 대화에 나서 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보> 성탄절 전야인 어젯밤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가 조계사로 피신해 성탄절인 25일 하루 종일 조계사 주변에는 경찰 병력 300여명이 배치돼 검문을 강화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 노동조합(철도노조) 백성곤 홍보팀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상황을 오판하고 탄압만 하려하면 지금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등이 어젯밤 조계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서는 “사전 허락없이 조계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 조계사 관련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우리 사회의 양심을 지켜오신 종교계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을 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그러면서 “어렵겠지만 조계종에서 현재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의 파업과 대화를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탄압,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중재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셨으면 하고 감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철도노조는 “22일 민주노총 침탈 이후에도 지도부는 건재하며 총파업 투쟁을 지휘하고 있고, 철도노조 파업 대오는 현재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면서 “파업 이후 수서 KTX 주식회사 면허권 발급 중단, 국회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철도공사와 정부에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고, 대의기관이 국회의 파업 상황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며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공약 이행을 요구를 ‘대선 불복’이라고 까지 호도하며 철도노조 탄압을 통한 일방적인 정책 관철 의지만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이어 “정부와 철도공사가 국민 대다수의 ‘철도 민영화 반대’ 여론을 경청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26일 오후 4시 전국 지역별 결의대회와 촛불 집회, 28일 오후 3시 전국의 철도노동자와 민주노총, 시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와 100만 시민행동을 통해 결의를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오전 휴일 비상근무 상황 점검차 서울 마포구 상암동 코레일 서울본부 수색지구를 찾아 “국민의 발과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 파업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수서발 KTX 법인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사장은 “성탄절에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파업에 참가한 동료들 몫까지 묵묵히 하는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면서 “파업이 3주째로 접어든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운행”이라고 강조했다.

<속보> 한국철도공사 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이 17일째로 최장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도부 일부가 성탄절인 25일 현재 서울 종로구 견지동 소재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본사(本寺)인 ‘조계사’로 피신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병력을 조계사 주변에 배치하고 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조계사에 피신한 철도노조 지도부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4명으로 극락천 2층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 함께 이번 철도노조 파업을 이끌고 있으며, 경찰이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28명에 포함돼 있다.

조계사에 피신한 철도노조 지도부는 어젯밤 9시께 차량을 타고 조계사 경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병력 300여명을 조계사 주변 일대에 배치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조계사는 사찰에 들어온 사람을 강제로 내보낼 수는 없다며 철도노조 간부들을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조계사 주요 간부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중이어서 종단의 의견이 정리되는 대로 조계사 측의 입장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철도 회관에서 노조 차원의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1계급 특진까지 내걸고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김명환 노조위원장의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일부 핵심 간부 소재가 확인된 만큼 우선 이들을 체포하는데 집중하면서도 ‘사찰’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체포작전에는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