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줄곧 이어지면서 폭설 등에 대비해 확보해 놓은 ‘염화칼슘’이 남아돌고 있다.

부천시와 원미구·소사구·오정구에 따르면 올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릴 것에 대비해 지난 겨울철에 남은 이월분까지 합쳐 모두 4만8천360여포(1포당 25kg)의 염화칼슘을 확보해 놓았으나, 눈이 좀처럼 내리지 않아 영화칼슘을 주요 도로에 뿌린 것은 지난해 12월16일과 17일과 소한(小寒)인 1월6일 등 단 3차례에 불과했다.

3차례 사용한 염화캴슘량은 2만3천130여포로 전체 확보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7.8%만 사용했을 뿐 나머지 2만5천230여포는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시와 3개구청 관계자들은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날씨 예보에 따라 염화칼슘 등 제설장비와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두었으나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아 염화칼슘을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폭설과 강추위로 인한 불편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이대로 겨울이 지나간다면 내년 겨울로 이월해야할 염화칼슘 분량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기후 등으로 지난 2005년처럼 3월에 폭설이 내리기 했으나, 입춘(2월4일)도 지나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2월19일)도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끝자락이어서 앞으로 큰 눈이 내리지 않을 경우 남은 염화칼슘을 처리하는데도 이만저만 고민거리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1일 염화칼슘 사용으로 인한 가로수 성장 저해 및 하천오염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2월부터는 염화칼슘 대신에 환경친화적 제설제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건교부, 2월부터 염화칼슘 대신 환경친화적 제설제 사용

건교부는 건교부는 도로가 환경친화적이면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 도로유지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 따르면 현재 겨울철 제설작업시 염화칼슘 사용으로 가로수 성장 저해와 하천오염 등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월부터 염화칼슘 사용을 금지하고 환경친화적인 제설제를 사용토록 했다.

또 강우시 도로 포장·교량 및 터널 등에서 차량 통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먼지, 분진 등 오염물질과 유조차 전복시 유출된 기름이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하천 등으로 유입되면서 생기는 오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모래 여과시설 및 기름오염 차단휀스 등도 적극 설치토록 했다.

올 겨울 눈다운 눈이 오지 않아 사용 횟수가 줄어든데다, 사용 금지 지침마저 내려지면서 부천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폭설에 대비해 충분히 확보해 놓은 염화칼슘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