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찰청은 순찰 등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범죄 억지력을 높일 수 있는 도시환경 설계로 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이른바 ‘셉티드(CPTED)’ 프로그램을 부천시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 시범 운영키로 해 관심으로 모으고 있다.

부천시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인 ‘셉티드’ 프로그램은 우범지역에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하고 범죄가 많은 샛길마다 주민들만 열 수 있는 철문을 설치하거나 예상되는 도주로에 막다른 골목을 만드는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사전에 막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운영된다. 범인이 주택가에 침입, 달아날 경우 도주로를 막다른 골목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쿨데삭(Cul de sac)’ 설계를 통해 범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하고, 동네 편의점도 밖에서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게끔 해 범인이 발을 못부치도록 해 범죄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청은 부천시의 2~3개 동을 ‘셉티드’ 시범구역으로 선정해 6개월 동안 범죄발생 추이를 지켜본 뒤 이를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이를 위해 건설교통부와 부천시, 자문교수단 등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시범 실시를 한 뒤 결과 분석을 통해 범죄예방을 위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는 ‘셉티드’에 관한 일반법은 없고, 주차장법 시행규칙과 금융감독원의 ‘은행감독규정 시행세칙’ 등에서 CCTV에 대해서만 설치 기준을 구체화 하고 있는 게 전부다. 또 현 주택법 시행규칙은 관리주체의 의무를 ‘공동주택단지 안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도난사고 등에 대한 대응조치’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CCTV설치, 우유 투입구 폐쇄, 가스배관 접근 금지 방안 등 구체적 방범요령을 명시토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셉티드’ 프로그램에 대한 단점으로는 건축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도, 인권 침해문제와 돈많은 지역에서 범죄를 다른 지역으로 몰아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셉티드’ 프로그램의 도입은 종전의 인력(경찰관) 투입식 예방 활동에서 탈피해 범죄를 유발하는 물리적 환경의 개선을 통해 범죄 억지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