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6일 밤 백령도 서해상에 정확한 원인 규명이 안된 채 두동강 난 침몰한 1천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시각이 자꾸만 바뀌어 궁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침몰 시각은 군의 초기 대응이 제때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그동안 침몰 시각에 대해 오후 9시45분→ 오후 9시30분→ 오후 9시25분에 이어 오후 9시22분로 최종 정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안함의 침몰 시각이 9시15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침몰 시각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 작전에서 인양 작전으로 전환

군은 실종 장병 가족들이 3일 남기훈(35)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회의를 열어 실종자 45명에 대한 인명구조 및 수색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청해 옴에 따라 4일부터는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인양작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실종자 구조작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실종 장병 가족들는 군이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고려, 수색작업 과정에서 고 한주호 준위 같은 추가 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인양작업에 나서 유속이 느려지는 ‘조금’ 기간에 집중적으로 인양작업을 벌여 이달 안에 천안함 인양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양작업은 준비기간을 거쳐 선체에 체인을 연결한 뒤 인양 후 배수, 배수된 선체 바지선 탑재 후 실종 장병 수색에 이어 평택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군은 함미와 함수 부분을 동시에 인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함미 인양은 88수중개발에서, 함수는 해양개발공사에서 맡기로 했다.

침몰 원인ㆍ의혹 규명, 국방부 합동조사단 조사

군은 또 천안함 침몰 원인과 각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민간 전문가 24명을 포함해 108명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단장 박정이 중장)을 꾸려 조사중이다.

민군합동조사단 박정이 중장은 “조사단은 과학수사, 정보, 작전운영, 분석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선체 인양 전과 인양 이후로 구분해서 조사를 실시한다”며 “각종 의혹을 포함해 침몰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존 장병들 안정되면 증언 공개

국방부는 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에 대한 언론 취재를 통제한다는 지적과 관련, “작은 불만도 쉽게 인터넷에 올리는 요즘 신세대 병사들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입단속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뭔가 숨기려고 한다는 것은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은 “현재 생존자들은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일부는 안정제를 투여받고 있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양해를 구한 뒤 이들의 증언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존 장병 58명 중 현재 상태가 호전된 3명은 지난 2일 퇴원해 현재는 55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