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밭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신원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2일 오전 수사 브리핑을 통해 변사체의 오른쪽 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대조한 결과 유병언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변사체의 DNA가 검·경이 이미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변사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고가의 이태리제 상의 자켓이 발견됐고, 구원파 계열사 제조회사 이름이 적힌 스쿠알렌 빈병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변사체는 검정 파카와 검정 변바지를 입고 있었고 흰색 운동화는 벗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30분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 2.3㎞ 가량 떨어진 매실 밭에서 부패된 남성 시신이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했고, 당시엔 무연고자 시신으로 보고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유병언 전 회장의 친형 병일(75·구속기소)씨의 DNA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이 22일 새벽 알려졌다.

한편, 유병언 전 회장이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여러 의문을 낳게 할 것을호 보인다.

유 전 회장은 그동안 이른바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으로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홀로 방치된 채 숨졌다는 점은 쉽게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다.

유 전 회장이 도피 조력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홀로 도피하게 됐고 결국 고립된 상황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검·경의 전방위 검거작전에 압박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도피 당시 소지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20억원의 행방 여부에 대한 궁금증도 풀리지 않은 대목이다.

경찰은 변사체 발견 당시 많이 훼손된 상태여서 곧바로 신원 확인이 힘들었고, 유 전 회장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해 40일이 지나서야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사체가 유 전 회장 소유의 별장 ‘숲 속의 추억’ 인근에서 발견된데다, 유 전 회장의 책 ‘꿈같은 사랑’ 글귀가 새겨진 가방과 명품 브랜드 와시바 등 고가의 옷과 신발 등을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사체의 신원 확인 절차를 신속하게 하지 않은 점은 부실 수사 및 수색이 이뤄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