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하청 화물운송업체에 지급해야 할 화물운송료 2억5천만원을 화물 운송 주선업체 대표 명의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가로챈 혐의(사시)로 화물 운송 주선업자 안모(45) 씨를 구속하고, 고모 씨 등 공범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충남 천안시 소재 화물 운송 주선업체 A법인의 대표로, 지난 2월부터 하청 화물운송업체 B법인을 이용해 전국 각지의 화물차 기사들에게 화물 운송을 주선하고 화물차 기사들로부터 지난 5월까지 약 6억원 상당의 화물 운송 용역을 공급받았고, 지난 4월30일 원청(화주)으로부터 3월분 운송료 2억5천여만원을 지급받았으나 이를 하청 화물운송업체 B법인에 전달하지 않고 중간에서 가로챌 목적으로 A법인 대표 명의를 공범 고모씨 명의로 위장 변경한 후 고씨 등 공범에게 지시해 운송료 2억5천여만원을 1만원권 현금으로 모두 인출한 뒤 공범들과 유흥비 등으로 모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물 운송 주선업체 대표 안씨는 하청화물운송업체 B법인의 대표 김모씨로부터 투자금 및 대여금 명목으로 2억여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으며, 김씨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된 이후 운송료 2억5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위장하기 위해 공범 고씨에게 3천만원을 주고 매수한 뒤 일부러 고씨를 다른 경찰서에 횡령 혐의로 허위 고소했다가 취소했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공범들과 서로 공모해 가짜 투자계약서·채권 양도양수계약서 등을 작성해 경찰서에 증거로 제출하는 등의 뻔뻔함을 보였다고 한다.

안씨 등이 편취한 운송료 2억5천여만원은 전국 각지 400여명의 영세 화물차 기사들에게 3월분 화물 운송료로 지급돼야 할 돈으로, 안씨는 경찰에서 대전 자택에 남은 돈을 숨겨 두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와 공범들의 여죄를 확인하고 숨겨둔 돈을 찾기 위해서 계좌추적 등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부천원미경찰서 수과 경제3팀은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는 다단계 화물 알선구조와 화물 운송료를 익월에 지연 지급하는 화물운송업계의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범죄는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으므로 영세하고 취약한 화물차 기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