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부터 열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되고, 곽씨는 위기 모면하기 위해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하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곽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시간이 진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며, 곽씨에 대한 심야조사가 면담이었다는 검찰의 해명은 수긍하기 어렵고, 곽씨가 궁박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권오성 부장검사)는 대한통운에서 조성된 비자금 83억600만원 가운데 31억2천510만원을 차명 계좌에 입금해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해 11월25일 곽영욱 전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22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미화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구속된 곽 전 사장에 대해서도 한 전 총리에게 미화 5만달러를 준 혐의(뇌물공여)를 추가 기소하면서 곽 전 사장에 대한 횡령액을 37억8천990만원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5만달러를 받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고, 검찰은 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지난 2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5만달러를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한명숙 전 총리에대한 1심 재판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등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재판 결과에 촉각이 모아졌으며, 재판부는 3차례의 공판 준비기일과 13차례 공판기일을 열고 사상 처음으로 총리 공관에서 현장 검증을 하는 등 집중심리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해 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맞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