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경찰을 사칭해 10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전화 금융사기) 중국 총책 등 14명을 검거해 중국 총책 원모(33), 국내 총책 김모(31), 현금 인출책 최모(28)·강모(31), 통장 모집책 함모(29) 씨 등 5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총책인 원씨는 중국 대련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국내 총책과 현금 인출책 등을 총괄 지시해 10억원 상당을 편취하고, 통장 등 100여개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원씨는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B입국장에서 잠복 중인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특히 국내 총책 김씨는 통장 모집책과 인출책을 관리하며 중국 총책과 공모해 지난 8월14일 서울 강북구 도봉동에 거주하는 이모(41)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경찰청 형사를 사칭해 4천400만원을 가로챈 것을 비롯해 지난 7월21일부터 8.월22일까지 수백여명의 피해자들이 입금한 10억원을 인출책으로부터 전달받아 중국 조직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함씨 등 3명은 통장 양도자들로부터 통장과 현금카드를 받아 인출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최씨 등 3명은 양도받은 통장 등을 이용 부천 소사역 주변의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월 100만~300만원의 임대료를 받기로 약속하고 통장이나 현금카드를 양도한 6명에 대해서도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총책으로부터 일당 30만원을 받으면서 쉽게 돈을 번다는 점 때문에 잘못된 일인지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했고, 국내 총책인 김 씨는 중국 총책의 초청으로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기간에 범행 제의를 받고 보이스피싱 수법을 배워 현금 인출책 및 통장 모집책들을 관리하는 등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할 당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입급한 돈을 인출해 소지하고 있던 현금 3천30만원, 범행에 이용한 대포폰 4점, 대포 유심칩 10점, 현금카드 9점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으며, 보이스피싱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천원미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은 “어떤 이유로든 통장이나 현금카드를 양도하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