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택시를 탄 승객이 “부천역에 갑시다”라고 하면 택시기사들은 “좀 막힐 겁니다”라고 기다렸다는듯이 화답(?)한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부천역은 금요일 오후부터 교통체증이 시작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내내 이마트 부천점으로 꾸역꾸역 밀려드는 쇼핑차량들로 인해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풍경 하나

18일 오후 5시30분께 부천북부역 광장은 이마트 부천점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쇼핑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면서 택시승강장 주변에는 택시들이 뜸하다.

반면 이마트 부천점으로 향하는 쇼핑차량들은 부천역 광장에서부터 중앙로를 가득 메운 채 끝없는 차량 대열이 길게 늘어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부천역이 주말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 택시기사들조차 아예 부천역 진입을 꺼려한 나머지 택시승강장으로 진입하는 택시들이 크게 즐어들면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기시간은 그만큼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풍경 둘

18일 오후 8시가 조금 넘어선 시각 부천북부역 광장은 이마트 부천점으로 향하는 쇼핑차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정반대의 현상이 연출된다.

쇼핑차량이 줄어드는 만큼 택시들이 속속 부천역을 향하면서 택시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가득 들어차 오히려 승객들을 기다릴 정도로 여유를 되찾기 시작한다.

이처럼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 저녁시간대까지는 쇼핑차량들이 밀려들면서 부천전화국 사거리, 중앙로변 심곡복개천 사거리, 소명 지하차도 등지까지 연쇄적으로 교통체증이 빚어자지면서 부천도심의 교통흐름을 반신불구로 만드는 동맥경화 현상을 초래하는 현상이 매주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 부천점이 내는 교통유발부담금은 1년에 1억원이 되지 않는다. 이마트 부천점은 2001년 1천823만원, 2002년 1천855만원을 내다가 2003년에 8천366만원, 지난해와 올해 각각 9천118만원씩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교통혼잡의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주거용 건물, 학교 등 공공건물, 외국공관 소유건물 등을 제외한 건물바닥면적 합계 1천㎡ 이상인 시설물 소유자에게 해당 건물이 들어서면서 발생되는 교통체증 등에 따라 부과되는 부담금으로, 면적(㎡)당 단위부담금 500원에 교통유발계수를 곱해 해마다 한차례씩 부과하고 있다.

이마트 부천점의 경우 부천민자역사 건물이 철도청 지분이 있지만 철도청은 비부과 감면 대상에 속하는데다, 전제 면적 5만5천656.34㎡ 중 주차장 면적(8천660.74㎡)는 비부과 면적이어서 실제 부과되는 면적은 4만6천995.6㎡로 단위부담금 500원과 교통유발계수(쇼핑센터는 4.48)를 곱해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것에 비해 교통유발부담금이 부천시내 다른 유통시설 보다 적은 이유도 여기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부천시내 대형 유통시설인 GS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2곳), 까르푸, 월마트 등 7곳에서 올해 낸 교통유발부담금은 4억9천288만원으로 부천 전체 교통유발부담금의 19~20%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천중부경찰서 맞은편 GS백화점 부천점(옛 LG백화점 부천점)이 1억2천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백화점 부천점이 1억2천만원에 이어 이마트 부천점이 3번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천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마트 부천점의 경우 주변 여건 등을 감안한 교통혼잡 정도에 비해 다소 적게 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교통혼잡 유발지수가 높으면 1㎡당 단위부담금을 올려서 징수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