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소녀상)’가 3일 부천시 원미구 중동 소재 안중권공원에 세워졌다.

부천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안중근 공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은 김만수 부천시장을 비롯해 지역구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녀의 눈물’ 무용 공연, 작품 설명, 헌시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제희정 상임대표는 기념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인권 회복과 역사적 아픔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림비를 만들게 됐다”며 “다시는 어린 소녀와 여성의 존엄을 말살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정의의 역사를 새겨 폭력과 전쟁 없는 평화로운 미래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립은 2014년 3월 부천시 여성연합회 중심으로 공론화돼 그해 2014년 5월 건립추진위원회가 출범해 바자회 개최 등 다양한 모금활동을 벌여 그해 연말 2천540만원을 모아 기림비 제작을 마쳤다.

청동으로 제작된 기림비는 높이 160cm의 소녀상으로, 앞모습은 소녀상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거울’로 돼 있고, 뒷모습은 저고리와 치마 차림에 머리를 곱게 빗어 땋은 긴 댕기머리를 하고 걸어가는 자세를 하고 있다. 기림비의 이름은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이다.

이 기림비는 지난 2014년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열린 프랑스 앙굴렘 만화축제에서 ‘지지 않는 꽃’이란 주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 기획전’에 참여한 최인선 만화가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만화작품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하지만 제작이 완료된 기림비는 추가 설치비 1천500만원이 부족해 그동안 한국여성지도자연합회 부천지부 사무실에 보관돼 왔고, 올해 1월 정재현 부천시의원이 시민 모금운동 재개를 제안(관련기사 클릭), 모금활동이 이어지면서 모금 20일만인 지난달 27일 모금액 1천500만원을 모아 이날 제막식을 갖게 됐다.

이날 제막식에서 신명희 한국예술공연 국장은 추모시로 최동호 시인의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이란 시를 낭송했고, 오은령 무용단은 ‘소녀의 눈물’이란 주제의 무용 공연을 선보였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기림비는 5천여 명의 시민이 모금에 동참하고,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건립됐기에 그 의미가 크다”며 “또 만화작가의 작품을 기림비로 만들어 그 의미 역시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