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미경찰서는 검사와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20~30대 젊은 여성 10명으로부터 4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공문서 위조)로 중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 A씨(29) 등 조선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중국 총책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해 전화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고 있어 계좌에 있는 예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건네주면 2차 피해를 예방해 주겠다”며 주로 커피숍 등 만날 장소를 알려주면, 미리 대기하다가 위조한 신분증을 보여주며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속여 현금을 건네받는 수법으로 지난 9일부터 서울 강남, 경기도 부천과 분당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여성 10명으로부터 4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연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위해 11월초 국내에 입국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시를 받아 2인 1조로 움직이면서 중국 총책이 피해자에게 현금을 인출해 만날 장소를 알려주면 미리 도착해 있다가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속여 현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피해 여성들이 젊은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미리 만들어 놓은 가짜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건내용을 확인하도록 유도해 피해사실을 감쪽같이 믿게끔 했다.

이들이 경찰에 덜미가 집힌 것은 지난 16일 한 여성(29ㆍ여)이 7천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CCTV 수사를 통해 피의자 2명을 특정하고 추적해 안양시에서 A씨와 B씨 등 2명을 검거한데 이어, 지난 23일 다른 여성(27)에게 5천700만원을 가로챈 보이스핑싱 피의자 B씨(21)와 D씨(20)를 CCTV 수사로 추적해 서울 서초동과 사당동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뒤 피의자들의 추가 범행대상자로 현금 3천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 강남 소재 커피숍에서 아이와 함께 대기하고 있던 또다른 여성(28)을 발견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으며, 보이스피싱 대면 편취 조직의 중국총책을 검거하기 위해 추적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에서는 전화로 범죄사건 연루를 이유로 절대 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국가기관을 사칭햐ㅐ 현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는 경우 속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