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세번째 휴일인 25일 맑은 날씨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천 도심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부천시의 시목(市木) 은행나무에도 포도송이처럼 은행(銀杏)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직은 따가운 햇살을 가려줄 푸른 은행잎이 넉넉한 가운데 영글어 가는 은행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이면 몰래 은행열매를 따려는 사람들도 인해 은행나무가 몸살을 앓는다.

특히 은행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데다 토양 속의 중금속 제거 효율이 높아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나 환경 정화수로 적합하고 병해충에 강한데다, 가을철에는 노란 단풍이 들어 도심 가로수로 많이 식목되고 있으며, 은행잎과 은행(銀杏) 열매는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관계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같다.

은행잎은 한방에서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당뇨나 기억력 저하 치료에 이용되며, 은행은 뇌를 건강하게 해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며 아미노산,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고급 영양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 야뇨증, 여성 대하증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인들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여름 한철에는 푸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으로 떨구며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 주지만, 은행열매가 노랗게 익어갈 무렵이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바람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인근 상가 등지에서 은행 열매를 통행하는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절로 떨어지는 것을 줍기 보다는 한꺼번에 따려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면서 은행나무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열매를 몰래 채취하려다가 가로수인 은행나무를 훼손할 경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어 처벌받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저절로 떨어진 은행 열매을 줍는 행위는 괜찮다.

은행나무는 <종의 기원>으로 잘 알려진 찰스 다윈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했을 정도로, 1억5천만년 전에 지구에 뿌리를 내려 현존 지구상의 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다.

중국 남부가 원산지이며 한국ㆍ중국ㆍ일본 등지에만 분포하는 세계적으로 대단히 진귀한 ‘1목 1과 1속 1종’ 식물로, 암ㆍ수 딴그루로 한번 심으면 천년 이상을 살며 암나무는 수천년에 지나도 은행열매를 맺고, 은행열매를 심으면 반드시 싹을 틔울 정도로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는 조선 세종때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當上職牒)을 하사받았다고 하는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로 수령은 1천300살이라고 한다.

부천시에도 전체 가루수 3만1천750여그루 가운데 은행나무는 31.8%인 1만80여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원미ㆍ소사ㆍ오정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