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급변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기존 남성의 라이프스타일도 다양해지고, 남성과 여성 모두가 전통적인 역할과 변화되는 역할 사이에 혼란을 느끼고 가치기준을 재정립하는 과도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경기여성 정보 웹진 ‘우리(WoORI)’(www.woorizine.or.krㆍ바로 가기 클릭)는 남녀 각각의 단상들에 대한 특집기사를 7월호, 8월호에 연재했으며, 7월 한달동안 남녀 총 210명을 대상으로 남녀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체로 남녀모두 전통적인 성(性)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성 역할에 대한 책임감 혹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성(性)고정관념 중 ‘불이 나거나 사고가 났을 때 남자는 여자를 먼저 보호해야 한다’라는 질문에 남자 응답자는 무려 94.3%가 ‘그렇다’고 대답해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 응답자 중 21.9%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 ‘여성이 꼭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약한 존재가 아니다’라는 의식이 생겨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자는 될 수 있으면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라는 질문에 여자 응답자는 긍정과 부정이 절반으로 나뉜 반면, 남자 응답자는 69.5%가 ‘그렇다’고 말해 여전히 강한 남성관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학생보다 남학생에게(딸보다 아들에게) 리더십을 더 강조한다’는 질문에서도 여자들은 52.3%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남자들은 67.8%가 ‘그렇다’고 대답해 남자들에게 전통적인 남성상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남아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남녀 전체의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전업주부를 하는 남편은 아내보다 능력이 부족하다’, ‘아내의 본분은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반대한다고 답해 가정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 성 역할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일에는 남자가 할 일과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없다’는 답변이 전체의 77.6%, ‘아내와 남편은 집안의 모든 일에서 동등한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질문은 전체의 90%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밖에도 ‘가족의 생계는 남편이 책임져야 한다’는 질문에 남자들은 44.8%, 여성은 70.5%가 아니라고 답해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여자들은 남녀평등이라는 이름 아래 특혜를 요구한다’는 질문에 남자들은 77.3%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여자들도 57.3%는 수긍해 남녀평등 시대에 오히려 남성이 차별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러한 모순이 옳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전체의 42.3%는 ‘남녀의 역할 구분이 없어져 가고 있는 사회적 흐름 때문에 힘든 적이 있다’고 답해 과도기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겪게 되는 성역할에 대해 혼란과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꼽은 여성에게 배울 점으로는 ‘직장과 가정 균형을 이루는 슈퍼맘의 능력’, ‘꼼꼼하고 세심한 일처리’, ‘모성애와 가족을 위한 헌신’ ‘풍부한 감수성과 다정다감함’ 등을 꼽았다.

또 여성이 꼽은 남성의 장점은 ‘강한 생활력과 책임감’, ‘적극적인 추진력과 냉철한 결단력’, ‘인적 네트워크 형성 및 유지’, ‘당당함과 대범함’ 등이었다.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 조정아 소장은 “성역할에 대한 구분이 사라지고 사회가 변화하면서 여성과 남성이 서로의 장점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며 이제는 동등한 책임감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