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여배우 17명을 성추행 혹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온 연극계의 거장인 연출가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23일 구속됐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14일 새벽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특정 부위의 안마를 강요받았고, 그는 내가 속한 세계의 왕이었다”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한 후 38일 만이다.

구속된 이윤택 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운영하면서 17명의 여배우들에게 무려 62차례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피해자 17명이 이 씨를 고소한 성추행 및 성폭력 혐의에 대해 지난 17~18일 이틀간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실시했고, 2010년 이후 상습죄 조항을 적용한 62건 중 24건은 처벌이 가능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2010년 이전의 성폭행 의혹들은 시일이 오래 지나고 상습성이 없어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이 씨를 상대로 추가 피해 사실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인 뒤 열흘 후에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윤택 성추행 및 성폭력’ 폭로 이후 ‘미투(#MeToo·나도 당했다·나도 피해자다·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고은 시인, 오태석 극작가, 배우 고(故) 조민기, 영화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ㆍ오달수, 사진작가 배병우, 만화가 박재동, 연출가 윤호진 등 문화예술계를 강타한 데 이어, 물론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 정치권은 물론 우리사회 전반으로 #미투(#MeToo) 폭로가 꼬리를 물며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