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의회(의장 오명근)가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에 대한 상임위의 예비심사를 거쳐 예결특위의 종합심사를 사실상 끝낸 14일 오후 현재 삭감액은 전체 예산액의 0.9%에 그쳐 지난해 2007년도 부천시 본예산 심사때 0.6% 삭감액에 이어 2년 연속 예산안 삭감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송원기·한나라당)는 11~13일까지 기획재정위, 행정복지위, 건설교통위에서 예비심사 및 계수 조정을 통해 시집행부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안 9천742억1천971만7천원 가운데 312억6천151만3천원을 삭감해 올라온 것에 대한 종합심사를 벌여 222억3천21만7천원을 되살렸다.

이에 따라 14일 오후 현재 예결특위의 종합심사를 거쳐 삭감된 예산은 90억3천129만6천원으로 시집행부가 요구한 전체 예산 규모에 0.9%에 불과하다.

예결특위에서 되살려 놓은 예산액이 커 보이는 것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사업비 1천166억6천960만원(국비 745억4천900만원, 시비 421억2천60만원) 중 삭감된 시비 50%인 210억6천여만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하철 예산을 제외하면 실제로 삭감된 예산은 11억6천991만7천원에 그친다. 이에 따라 각 상임위에서 예산안 예비심사 때 관계공무원들에게 문제점을 지적하며 예산을 삭감했으나, 결국엔 예결특위에서 슬그머니 되살아나면서 '하나마나 한 예산안 예비심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집행부가 내년도 부천시 살림살이를 위해 머리를 짜내 올린 예산안을 시의회에서 무조건 깎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행정사무감사 때는 시 재정여건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낭비성 예산 집행은 억제할 것을 주문하고 관계공무원들을 호되게 질책하며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이런 점을 반영하겠다고 큰소리 뻥뻥 쳐놓고 정작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는 일부 시의원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으로 보인다.

시정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서도 "예산안 심사를 무엇하러 하느냐. 아예 시집행부가 올린 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켜 주면 될텐데 공연히 관계공무원들을 불러 노심초사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며 자괴감(自愧感)마저 토로하며 동료의원들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

이처럼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에 대한 종합심사를 끝낸 상태에서 14일 민감한 안건 2건을 제외하고 최종 계수 조정을 통해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을 확정할 예결특위가 "상임위 예비심사 존중"이라는 당초의 원칙을 깨고 시집행부에 백기 투항하다시피 한 배경에는 5대 부천시의회의 '5대 4'라는 굴레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지배적이다.

즉, 시의회 30명의 의원 중 한나라당 18명, 대통합민주신당 10명, 민주당 1명, 무소속 1명 등으로 분포돼 있어 기획재정위와 행정복지위, 건설교통위 등 3개 상임위별 의원수가 한나라당 5명, 비한나라당 4명씩으로 구성돼 있고, 예결특위 역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한나라당 5명, 비한나라당 4명으로 구성돼 시집행부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모든 사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한 설득작업 끝에 표결로 처리될 경우는 거의 100% 시의회를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번 예결특위는 한나라당 6명, 비한나라당 3명(대통합민주신당 2명, 민주당 1명)으로 분포돼 있는 바람에 시집행부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예결위원들을 통해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 놓으려고 설득작업을 펴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 놓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상임위 무용론은 물론 시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시의원들이 언제까지 시집행부의 요구만 100% 수용한 채 시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뒷전에 밀어놓고 활동하고 있는 것을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 및 지역내 예비선량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남시의 경우 광역화장장 문제로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는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지만, 시의원 3명 중 2명이 주민들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한편 ‘물텀벙’ 예산안 종합심사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부천시의회 제140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4일 행정복지위에서 '13일 상정된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게획위원회에 추모공원 GB관리계획신청 안건이 상정될 경우'를 전제로 조건부 통과된 추모공원 실시설계비 6억원과 기획재정위에서 삭감없이 올라온 2008부천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개최 관련 예산 30억원에 대한 최종 결론만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