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재정 여건이 어렵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개발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쉬는 땅’에 3억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조경사업을 벌이기로 해 전형적인 낭비성 예산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부천시의회의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 심사 사흘째인 5일 기획재정위에서는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유보지 5만8천㎡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조경 사업을 펼치기 위해 올라온 3억3천만원의 예산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 예산의 쓰임새는 의외로 간단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시는 이곳이 지난 2005년부터 마땅한 개발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방치되면서 인근 주민 80~100여명이 텃밭 형태로 각종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난 11월 텃밭을 모두 철거하고 내년 봄부터 보리도 심고, 유채도 심는 등 조경사업을 실시해 도시 미관을 고려해 보기 좋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내년 10월에 '부천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EXPO)'를 개최할 부지인 관계로 결국 3억3천만원의 예산은 쓰고나면 남는 게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다.

시에서는 유보지 관리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으로, '무형문화재 엑스포' 개최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근 주민의 텃밭 경작을 방지하고 놀고 있는 땅을 보기 좋게 꾸며 놓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엑스포'를 위한 사전 꽃길 조성이라는 지적과 함께 3억3천만원이라는 시민 혈세를 보리와 유채 등을 심어 놓고 관리비용으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재정여건이 어렵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있는 부천시의 입장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영상문화단지 내 유보지 5만8천㎡에 대한 향후 개발계획과 관련해서도 세계적인 테마파트 유치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

경기도가 지난달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에 세계 최대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조성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기 때문에 상동 영상문화단지 유보지에 세계적인 테마크를 유치할 가능성은 사실상 백지화 됐기 때문이다.

더이상 상동 영상문화단지 유보지에 부천시가 '눈먼 예산'을 쏟아붓는 일이 생겨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이제는 알 때도 됐다. 마땅한 개발 청사진이 없다면 훗날을 위해 '잔디밭'이나 '주말농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