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가오지만 아직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입춘(立春)과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가는 겨울 못내 아쉬워 하는 늦추위가 여전히 어깨를 움추리게 하는 때다.

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지만, 혹한의 겨울을 말없이 버텨낸 주택가 양지바른 곳 목련나무는 주택가 담장 너머로 뻗친 나뭇가지마다 다닥다닥 붙은 꽃망울들이 부풀어 오르면서 뽀송뽀송한 솜털을 드러내며 봄소식을 알릴 채비를 하고 있다.

2월의 마지막 주가 지나고 3월이 시작되면 꽃피는 봄의 기운이 겨울의 흔적을 걷어내고 들녘 곳곳에서 깊은 겨울잠을 자던 온갖 벌레들이 기지개를 켜고 깨어나는 경칩(驚蟄ㆍ3월5일)이다.

봄은 언제나 그렇듯 우리들 곁으로 잔뜩 게으름을 피우듯 느릿느릿 다가오고 있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봄은 나라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희망의 봄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