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히 내린 21일 아침 만사 제쳐놓고 추석을 앞두고 일찍 집을 나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고향을 찾았습니다.

가을 수확철을 맞아 충북 영동군 상촌면 돈대리 들녘 논마다 황금 들녘이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그 유명한 감나무 가로수 길은 아직은 덜 익은 감이 여느 해 가을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포도밭에도 수확이 한창인 고향 하늘 아래 펼쳐진 산하는 늘 그렇게 낯익은 풍경으로 반기고 있었습니다.

도회지에 살다보니 가을 가뭄이 생각보다 무척 심하는 것을 알고 돌아오는 발길은 좀 무거웠습니다.

고향을 찾는 일은 늘 설레이면서도 돌아올 땐 마음 한 구석 싸한 기분을 남기지만, 언제나 도회지로 돌아오는 길은 힘을 실어주는 것같습니다.

고향은 언제나 떠난 사람들이 찾아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반기는 얼굴과 풍경이 그 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인 것같습니다.

밤 열시가 다 되어 돌아온 도회지는 또 바빠지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