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를 보인 5일 오후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대화아파트단지 뒤뜰에 석류꽃이 활짝 피어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후지필름 FinePix S700 촬영.

석류꽃의 꽃말은 ‘원숙한 아름다움’이고, 열매인 석류는 ‘바보ㆍ어리숙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익은 열매가 차츰 벌어지면서 그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바보나 어리숙한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인 것같다.

바보처럼 익어가는 석류는 그 속을 들어다 보면 정말 붉은빛 보석이 가득 들어찬 보석주머니를 연상케 할 정도로 눈부시다. 그래서일까. 절세의 미인으로 알려진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가 즐겨먹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풀꽃의 노래’ 등의 시로 널리 알려진 시 쓰는 수녀 이해인 시인은 ‘석류의 말’이라는 시에서,

감추려고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도

어느새
살짝 빠져나오는
이 붉은 그리움은
제 탓이 아니에요

푸름으로
눈부신
가을 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터질 것 같은 가슴

이젠 부끄러워도
할 수 없네요

아직은
시고 떫은 채로
그대를 향해
터질 수밖에 없는

이 한 번의 사랑을
부디 아름답다고
말해주어요.

라고 노래했다.

‘국화옆에서’, ‘귀초도’ 등 주옥같은 시를 남긴 미당미당(未堂) 서정주 시인(1915년~ 2000년 12월24일)은 ‘석류꽃(石榴꽃)’을 이렇게 노래했다.

春香이
눈썹
넘어
廣寒樓 넘어
다홍 치마 빛으로
피는 꽃을 아시는가?

비 개인
아침 해에
가야금 소리로
피는 꽃을 아시는가
茂朱 南原 石榴꽃을…

石榴꽃은
永遠으로
시집 가는 꽃.
구름 넘어 永遠으로
시집 가는 꽃.

우리는 뜨내기
나무 기러기
소리도 없이
그 꽃 가마
따르고 따르고 또 따르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