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살면서 아파트단지 화단에 자라는 감나무가 출·퇴근을 할 때마다 봄부터 여름 내내 푸른 잎사귀로 상그러움을 자아내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썩 괜찮은 볼거리이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17일 감나무 전체에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2014.10.17

푸른 감잎이 붉게 물들어 갈 때마다 떠오르는 시가 있다. 바로 김영랑(1903~1950) 시인이 1930년 3월 <시문학> 창간호에 발표한 ‘오.매 단풍들겄네’라는 시다.

오.매 단풍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라와
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 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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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다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