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는 무심하게 자연을 벗삼아 고독을 즐기는 곤충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고향을 찾을 때마다 낯을 안가리고 늘 반갑게 반기는 고향의 대표적 얼굴 가운데 하나다.

여름과 가을로 가는 고향길 길목에서 빠질 수 없는 꽃이 바로 코맹이소리 절로 나오는 코~스모스 피이있는 정든~ 고향길에서 만나는 대표적인 꽃이다.

시골길 대표 꽃말은 ‘소녀의 순정’이다. 그 설레임이 옛 추억의 길에 없으면 소설가 토마스 울프의 소설‘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에서처럼 더 큰 세상을 찾아 나섰다가 고향과 불화(不和), 그리고 소설가 이문열의 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에서 도시화와 함께목가적이고 자연적이었던 형태의 고향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을 개탄하며 고향에 대해 단 한가지의 빚도 지지 않은 채 혼자 힘으로 일어서려는 현실과 이상이 교차하는 곳이 바로 고향이 아닐까.

고향을 찾을 때마다 바라보는 하늘에는 늘 그렇듯 변화무쌍한 구름이 말없이 제법대로의 해석을 낳게 하며 흘러간다. 고향 마을 골목길마다 숱한 얘기들이 흘러 넘치다가 이내 잦아드는 곳이 바로 고향이다.

저 산을 충북 영동산 상촌면 교동(다리골)에 사는 사람들은 주추배기라고 부른다. 고향에는 그곳 사람들만이 부르는 고유의 산이름이 있다.

시골 마을 어귀에는 도회로 멀리 떠나는 자식들을 마중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 큰 느티나무가 있는 우뚝 선 그곳엔 마름의 정기와 염험이 스려 있다며 그 마을사람들이 자식을 위해 숱하고 빌고 발었던 곳입니다. 지금은 마을이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이정표로 서 있습니다.

시골에서 토끼와 소 등 가축을 기르는 일이 줄어들면서 마을 어귀에 우뚝 선 전봇대에도 칡 덩쿨이 우거져 도심에서 애써 가꾼 조경수보다 더 높높고 멋진 풍경을 자연스레 보여줍니다.

넉넉하지 못한 시골의 일손은 옛 추억의 장소마저 생소하게 만든 자연이 넉넉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에 호두나무에서는 호두 열매가 영글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