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상림 서어나무 군락지
극상림은 숲의 천이과정(遷移過程) 중 생태계가 기후조건에 맞게 성숙되고 안정화된 숲의 마지막 단계를 말한다. 숲의 천이과정은 식물이 전혀 살고 있지 않는 나지(裸地)에서 이끼나 곰팡이류 같은 지의류나 선태류가 등장하면서 시작돼 곤충들이 살게 되고, 풀(초본류)들이 자라며, 키 작은 관목들이 자라나며, 시간이 흐른 다음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처럼 햇볕을 받아야 잘 자라는 숲을 이룬 양수림(陽樹林) 단계가 나타나면서 혼합림 단계를 거쳐 참나무와 단풍나무와 같은 활엽수처럼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숲을 이룬 음수림(蔭樹林) 단계가 나타난 후 음수림 단계에서 더 음수성을 나타내는 나무들(서어나무 등)이 숲을 형성하게 되는 단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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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파주 DMZ(DeMilitarized Zoneㆍ비무장지대) 및 평화누리길 일원에서 ‘2018 상반기 생태자원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매화마름, 저어새, 삵 등 각종 멸종위기 생물들이 대거 발견돼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도 원시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DMZ 일원’의 끈질긴 생명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번 주요 조사지점은 근방의 도시개발로 인해 생태파괴가 우려되는 파주 출판도시에서부터 반구정을 지나 장남교까지 이어지는 파주 평화누리길 4개 코스(6~9코스) 67km로, 조사결과 식물은 총 100과(科) 327속(屬) 575종(種)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희귀식물은 할매밀망, 쥐방울덩굴 등 22종, 특산식물은 벌개미취, 외대으아리 등 13종이며, 적색목록(국제자연보호연맹이 작성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식물도 1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화누리길 6코스(출판도시길) 일원에서는 극상림인 서어나무 군락지, 멸종위기종 2급인 매화마름이 최초로 발견됐다.
서어나무의 경우, 숲의 천이(遷移) 과정 중 극상의 단계에서 주로 관찰됐다는 점에서 아직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DMZ기 ‘새들의 천국’이라는 명성답게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원앙, 호사도오, 재두루미, 황조롱이 등 9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14목(目) 34과 56속 79종 9천781개체가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또한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ㆍ저어새, 멸종위기 2급인 큰기러기, 재두루미, 독수리, 노랑부리저어새, 붉은배새배 등도 포착됐다.
포유류는 평화누리길 곳곳에서 고라니, 멧돼지는 물론 멸종위기 2급인 ‘삵’의 서식지 등이 확인됐다. 특히 최상위 포식자인 ‘삵’이 발견된 것은 평화누리길 생태계가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순택 경기도 DMZ정책담당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사활동에서도 평화누리길 생태자원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DMZ 및 평화누리길 일원의 생태적 가치를 발굴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활동은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DMZ 일원 자연환경 생태조사 및 생태도감 제작 사업’의 일환이며, 앞서 도는 지난해 연천을 대상으로 조사를 완료했고, 올해 하반기 파주 평화누리길 일원을 대상으로 생태자원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김포ㆍ고양 일원에서 조사를 실시한 뒤 2020년까지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DMZ 생태환경의 조화로운 발전과 평화적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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