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代議)는 사전적인 의미로 1. 남을 대신하여 의논함, 2. 선거를 통하여 뽑힌 의원이 국민의 의사(意思)를 대표하여 정치를 담당하는 일이라고 한다.
‘의(議)’는 ‘의논하다, 꾀하다, 문의하다, 평의(評議: 의견을 서로 교환해서 평가하거나 심의하거나 의논함)하다, 계획을 세우다‘라고 단어 풀이가 되어 있다.
유권자인 시민의 의사나 의견을 대신하여 시정(市政)을 담당하는 일이 (당선인의) 근간이라는 의미를 대의(代議)라고 해석하면 오류일까.
수십 만의 시민들의 의견과 의사를 대신(代身)해서 의논하는 것이 선출직의 임무이자 의무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代身)에는 그 대상과 역할이나 책임을 떠맡아 하고, 그렇게 된 대상도 깊이 고려해야 하는 당위적 상대성이 숨겨져 있다.
대의(代議)를 받들기 위하여 선출직에 나서려는 후보들은 이른바 공약(公約)을 하게 된다.
주지하는 바대로 공약은 공법상의 계약이고 입후보자들이 어떤 일에 대해 유권자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행위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공법상의 위반이라고 해석하면 과한 망상일까. 공약을 챙긴 것은 유권자의 선택에 의한 책임이고, 무관심은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큰 도리를 대의(大義)라고 한다.
‘의(義)’에는 1.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올바른 도리, 2.도의(道義)의 준말, 3.남과 맺은 혈연과 같은 관계, 4. 군신 사이의 바른 도리라고 풀이되어 있다.
따라서 대의(大義)는 왠지 대의(代議)에 대한 결과에 해당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당선인의 도리를 대의라고 생각하고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고 싶다.
유권자와의 약속은 혈연과는 다른 차원의 법적인 책임(공법상)이라고 풀이되어 있는 의미가 말해주지 않는가.
법적인 신분을 감안할 때, 대의(代議)와 대의(大義)의 관계는 법과 인정(人情)의 관계와 같다고 여겨진다. 그만큼 엄중하고 준엄하다는 의미이다.
유권자와 당선인의 관계는 뜻풀이대로 해석하면 군신(君臣) 사이의 바른 도리로까지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유권자가 군(君)인 것은 당연하다.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사군삭 사욕의(事君數, 斯辱矣)’, 즉 ‘임금을 섬기기(간언하기)를 자주하면, 이는 욕을 먹는 것’이라는 말은 충고를 하는데도 요령이 필요하며, 때로는 아니다 싶어도 그냥 요령껏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는 것처럼 개인적인 망상이기를 바라지만….
이제 7월 1일이면 당선자들은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분야별로 구체적인 일을 위해 상임위원회도 구성하고 의장을 비롯한 직위를 나눈다.
서로 정당간의 합의를 위한 치열한 토론과 쟁점의 다툼을 거쳐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유권자를 위한 대의명분(大義名分)에 의한 협치(協治)가 근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당적을 가진 의원들 간에 때로는 ‘내려놓음’과 ‘비움’의 깊은 강을 건너고 ‘역지사지’와 ‘배려’의 험한 산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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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내에서도 매한가지다. 당선인으로서 선배와 동료 간의 아름다운 선정(善政)은 선치(善治)에 우선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유권자의 바람일 것이다.
치열했던 경선과 선거를 뒤로하고,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을 늘 심중에 품고 당적(超黨的)인 모습으로, 당선인들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임기 4년 내내 초심을 잃지말아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일 참 잘 한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 일꾼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당현증 제6대 부천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