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 사유는 서울시와의 협의, 즉 합의 부족이었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협의해 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또다시 ‘수도권 GB관리계획 신청안’을 올려도 부결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협의’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사실상 부천시가 추모공원을 건립하려면 서울 구로구와 합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부천시는 6월중에 또다시 ‘수도권 GB관리계획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처음부터 다시 추모공원 추진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 부천시에서는 공람공고를 하고, 경기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 국토해양부에서 결정할 때까지 계속해서 이같은 일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본 의원은 이같은 일련의 과정 및 결과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부천시와 이해주민들간에 시간적ㆍ재정적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찬ㆍ반으로 엇갈린 주민들은 물론 정치인들도 어떤 뚜렷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가운데 팽행한 줄다리기에 지쳐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제는 부천시가 추모공원 건립 추진사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다. 서울시가 합의해 주기 않는 한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GB관리계획 신청안’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나와 있는 입장이다. 따라서 부천시가 추모공원 추진사업을 포기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감히 말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5년 3월9일 실시한 공람공고에서 부천시는 2천512명이, 서울시는 1만4천935명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구로구민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합의해 주지 않은 것인 만큼, 앞으로 부천시가 주민 공람공고를 실시한다고 해도 반대하는 서울 구로구민들이 찬성을 해줄리 만무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서울시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홍건표 부천시장이 화장장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부천시와 경계지역인 서울시 구로구 항동 50-2번지 8천여평(부지 매입 확보)의 부지에 대규모 ‘음식쓰레기 처리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했고, 이에 부천시에서는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해양부가 요구하는 부천시와 서울 구로구와의 협의, 즉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불문가지(不問可知)라 하겠다.
이같은 현실적인 상황으로 비춰볼 때 홍건표 부천시장은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가지면서까지 춘의동 그린벨트지역에 추모공원 추진사업을 더이상 무리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새로운 합리적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옳다는 게 본 의원의 생각이다.
지난 5월26일부터 개정 장례법이 시행돼 1개 지차체의 1개 화장장을 의무화 하도록 돼 있다. 화장장은 지자체에서 설립하여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해결하라는 정신과 뜻이 담겨져 있다. 사실상 화장장은 필요한 것이다.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것이다.
그러나 부천시는 서울시 때문에 추모공원 건립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에 처해 있다. 그리고 지자체가 광역인지 기초인지 명확하지도 않고 광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본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장사 등에 관한 법률’ 해석에 대하여 질의를 한 바 있다. 질의 요지는 4조2항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광역ㆍ도가 있고,기초도 있는데 광역과 기초 등 어느 자치단체로 규정하는가’를 물은 결과, 보건복지부(노인지원과)에서는 장사등에 관한 법률에서 4조2항의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 2조에 따른 특별시ㆍ광역시ㆍ도, 특별자치도와 시ㆍ군ㆍ구를 말한다’고 답변해 왔다. 광의적으로 해석하는 비중이 컸다.
그렇다면 부천시는 1개 지차체에 1개 화장장에 대한 시설을 갖출 것을 의무화한 개정 장례법에 지나친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뿐만 아니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1개 지자체가 1개 화장장을 설립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등 양형 규정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부천시가 추진해온 서울 구로구 경계지역인 춘의동 그린벨트지역의 추모공원 건립사업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본 의원이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원점에서 추모공원 건립부지를 다른 지역으로 검토해 보는 것이다. 부천지역의 다른 곳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지자체와 상의하여 2~3개 지자체와 함께 추모공원을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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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의회에서 염동식 도의원의 기초화장장에 대한 질의 답변에서 “시ㆍ군이 합하여 화장장을 건설할 경우 경기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는 ▲부평화장장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2008년 예산중 인천시립공원을 리모델링 하면서 추모공원을 건립하여 인접 지자체(부천 등)와 동일 조건(비용 동일)으로 활용할 경우 100억원을 지원하는 예산이 확보돼 있는 만큼 부평화징장을 이용하는 것도 합리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부천시의 추모공원 건립사업은 국토해양부에서 수도권 GB관리계획 신청안을 수용하지 않는 한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굳이 주민 갈등을 증폭시키면서 또다시 반복된 행정절차를 밟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슈화 시킬 경우 또다른 정치적 이익을 보려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홍건표 부천시장의 결단과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