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3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축구대표팀을 맡기로 유임이 결정된 이후 7일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7일 토지 매입 사실이 알려진데 이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브라질 현지에서 선수들과 회식을 하는 동영상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도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출발하기 전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과적으로 희망은 못드리고 실망감만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기간에 경기력,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 운영적인 문제에 있어 전체적으로 모든 것들은 제가 판단을 했고 결정을 했으며, 그런 순간 순간에는 최선의 판단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실패가 있었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축구팬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토지매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 뿐이고, 훈련시간에 밖으로 나왔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며, 나는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축구대표팀 회식에 대해서는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너무 컸고, 저는 그 부분을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벨기에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더 이상 감독님한테 짐을 지우기 싫다’고 해서 (회식을) 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 당시에 사퇴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 자리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홍명보 감독의 유임 결정 사실을 밝힌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단장)도 홍명보 감독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부회장은 “(홍 감독이) 고생 많이 했다. 나도 겪어봤지만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격려하고, “대한축구협회도 책임을 통감한다. 나도 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과 함께 나도 동반 사퇴하기로 마음을 결정했다. 월드컵 부진에 대한 책임은 감독과 내게 다 돌려주시고 앞으로 축구를 위해 협회가 노력하는 것에 대해 많은 협조와 기대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를 기록해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1무2패) 이후 16년 만에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음은 홈명보 감독의 자진 사퇴 기자회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