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와 리얼판타스틱영화제(Real)간의 만남과 화해를 위한 협상이 결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해무드를 깬 단초는 PiFan 사태 수습을 위해 중재에 나선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 씨네2000 대표)와 ‘한국영화제작자협회’(대표 김형준)의 요구조건 가운데 김홍준 전 PiFan 집행위원장(현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운영위원장) 해촉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로 이사회 총사퇴 및 새로운 이사회 구성이 지난 21일 오후 열린 PiFan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 부천시장) 이사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관 개정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돼온 협상에 틈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인회의는 지난 18일 상임위 회의를 열고 사태수습을 위해 PiFan측에 보내온 공문에서 지난 9일과 13일 두차례에 걸쳐 정상화를 위한 PiFan조직위원장 홍건표 시장의 노력에 감사를 표시하고 올해 PiFan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빠른 시일내 정상화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원활한 개최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고 영화제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집행위원장 해촉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로 이사회 총사퇴와 새로운 이사회 구성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관 개정 ▲새로운 집행위원장 인선과 집행위원회 구성 ▲해촉된 프로그래머 등 4명의 복귀 등을 PiFan 정상화를 위한 요구조건으로 제시했다.

영화인회의는 이같은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원칙적 합의에 대해 재논의를 할 수 밖에 없으며, 4월30일까지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전해 왔다.

영화인회의의 이같은 요구가 21일 오후 열린 Pifan조직위 이사회에 전달돼 정관 개정 안건에 포함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PiFan 김민웅 사무국장은 <더 부천>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영화인회의가 보내온 공문 내용을 알려준 뒤 재차 전화를 걸어와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된 정관 개정 내용만 다뤄주고 영화인회의 공문내용은 협상을 위해 보도를 미뤄줬으면 하는게 조직위의 입장”이라고 전해왔다.

<더 부천>은 PiFan과 Real간의 만남과 화해라는 대전제를 두고 PiFan조직위원회와 사태수습 중재에 나선 영화인회의간의 물밑 접촉 등 양측간에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도를 자제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오픈할 예정이었던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홈페이지(www.realfanta.org)가 23일 오전 10시40분께 오픈되면서 협상 결렬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어 리얼판타스틱영화제측에서 PiFan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이사회의 총사퇴 결정을 하지 않아 PiFan 사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정관 개정도 미흡해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영화인회의에서 25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PiFan과 Real간의 만남과 화해를 통해 부천에서 환상의 드림팀 구성이 예고됐으나 결국 양측 모두 문구에 지나치게 연연한 나머지 또다시 결렬 분위기로 돌아서 영화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리얼(Real)측은 23일 오픈한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같은 기간, 두 개의 “판타스틱” 영화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같은 기간(7월14~23일)에 두 개의 “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립니다. 왜일까요? 리얼판타스틱영화제는 해답이 아니라 물음입니다. 우리 모두가, 관객이, 영화인이, 영화와 영화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답을 찾아 가야 합니다. 닮아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 개의 존재. 아주 낯익은 설정입니다. 원래 하나이던 것이 둘이 되는 것은, 원래의 존재 속에 본질적인 모순이, 갈등이, 문제가 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리와 나눔을 통해 본질을 직시함으로써 본래의 존재가 모순을 극복하고 더 나은 존재로 탈바꿈하는 질적 발전이 가능한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 협상이 완전 결렬될 경우 ‘판타스틱’이란 영화 장르를 놓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와 ‘리얼판타스틱영화제(Real Fantastic Film Festival)’간의 ‘진검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