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ㆍCOVID-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ㆍ전염병 대유행)’을 선언했다.

WHO가 ‘팬데믹’을 선포한 것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에 이어 세 번째이다.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팬데믹’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최근 2주 사이 중국 밖에서 발생한 COVID-19의 경우 13배 증가했고, 피해국도 3배로 늘었다. 현재 114개국에 11만8천여 건이 접수돼 4천291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병원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환자 수, 사망자 수, 피해국들의 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팬데믹 선언 배경을 밝혔다.

그는 “WHO(세계보건기구)는 24시간 내내 이 발생을 평가해왔고, 심각한 확산과 심각성, 그리고 우려할 만한 행동의 수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따라서 COVID-19가 대유행병(pandemic)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는 여전히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한국 등이 취한 적극적인 조처를 모범 사례로 꼽으면서 “여러 나라가 이 바이러스가 통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11만8천여 건의 확진 사례 가운데 90% 이상은 4개국에서 발생했고, 중국과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상당한 수준의 감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단순한 공중 보건 위기가 아닌 모든 부문을 건드리는 위기”라면서 “따라서 모든 부문과 모든 개인이 이 싸움에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팬데믹’은 전염병 위험 최고 단계로 ‘대다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을 의미하며, WHO는 감염병 위험 수준에 따라 1~6단계의 경보 단계를 설정하고, 6단계가 팬데믹이다.

WHO는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2월 28일 글로벌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을 뿐 팬데믹은 아니라고 주장했고, 지난 5일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아직 거기(팬데믹 상황)에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가 ‘코로나19’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되자 ‘팬데믹’을 선포했지만,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