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부천시민연대’는 23일 오전 9시30분 부천시의회 앞에서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국민운동단체의 육성 지원조례안에 대한 본회의를 처리를 앞두고 반대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서강진ㆍ한나라당)는 지난 20일 국민운동단체 관련 조례안을 심사해 표결 처리한 결과, ‘부천시 새마을운동조직 지원조례 폐지 조례안’은 찬성 4명, 반대 5명으로 부결된 반면, ‘부천시 바르게살기운동조직 육성 지원 조례안’과 ‘부천시 한국자유총연맹 육성 지원 조례안’은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

부천시의회는 이에 따라 오늘(23일) 제166회 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열고 3개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삭감 예산이 없는 제3회 추경예산안과 관련조례안 등 안건을 처리하고 지난 11월22일 개회한 이후 32일간의 회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문제는 부천시민사회단체가 문제 삼고 있는 국민운동단체 관련 육성 지원조례안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야 의원간 논란이 예상되지만, 표결로 처리한다고 할 경우에도 ‘표 단속’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14석의 민주당이 가장 부담스러운 입장이고, 12석의 한나라당은 민주당에서 최소 4석의 이탈표를 기대해야 하는 관계로 불만을 가질 수 있다.

3석의 진보개혁연대(민주노동당2, 국민참여당 1)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수용하는 쪽이어서, 민주당에서 과연 이탈표가 있고, 있다면 4표가 되느냐에 따른 셈법과 맞물려 이날 본회의장에서의 조례안 처리에 대한 제동이 걸릴 경우 여야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천시민연대가 이날 시의회 본회의 개회에 앞서, 특정단체 육성 지원 조례안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이른바 사단법인 ‘국민운동단체(새마을회 부천시지회ㆍ한국자유총연맹 부천시지회ㆍ바르게살기운동 부천시협의회ㆍ자연보호 부천시협의회)’ 지원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부천지역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부천시민연대는 이에 앞서 지난 21일 시의회 행정복지위에서 육성 지원 조례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특혜성 조례”라고 지적하며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아직 본회의 의결은 남았지만 시의회는 과거 관변단체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4개 단체에 대한 지원 조례를 제정한 전국 최초의 의회가 되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부천시민연대는 △부천시의회는 공정성을 상실한 국민운동단체의 육성 및 지원 조례 폐기하 △부천시는 방관만 하지 말고 특정단체에 편중된 특혜 폐지 및 국민운동단체 지원조례 폐기를 시의회에 요청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특정단체 지원조례를 위해 몰상식하게 발의하고 부화뇌동하여 통과시킨 부천시의원들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와 더불어 이날 본회의에서 관련조례안의 통과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압박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국민운동단체의 육성 및 지원조례안을 문제 삼는 이유로는 “모든 비영리 민간단체들은 2000년에 제정된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으로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혜성 조례’ 제정”이라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 특성없이 비슷비슷한 지원 조례를 막무가내로 제정해달라고 들이미는 단체들의 몰염치성과 '표'만을 의식해 이들에게 부화뇌동하며 조례안을 발의한 일부 시의원들의 양심 실종을 개탄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시의회 행정복지위가 조례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심각한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이들 단체에만 주어져왔던 인건비, 운영비 지원에 대해 ‘그 단체의 공익성이 입증됐다는 의미’ 운운하고, 지방선거 직전에 제정된 새마을운동 지원조례에 대해 ‘선배 의원들이 제정한 조례를 바로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등의 발언을 꼬집었다..

부천시민연대는 “지역사회에서 쟁점되는 조례들을 공청회 한번 없이 상정, 처리해선 안된다”면서 “부천시의회는 입장과 관점이 다른 다양한 단체들과 함께 ‘부천지역 비영리 민간단체의 활성화와 지원 원칙’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민운동단체에 대해서도 “관변단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원 액수와 조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자주적이고, 건강한 민간단체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점차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천시민연대는 부천시민연합,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YMCA, 부천YWCA, 부천주거연합, 부천환경교육센터, (사)아이쿱 부천생협, 참여예산 부천시민네트워크 등 1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