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다음날인 5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설을 쇠러 고향집에서 도시로 역귀성한 어르신들이 고향으로 행하는 열차에 오르고 있다.

살아온 세월 만큼이나 구부정한 허리와 어디 한 곳 성한 곳 없는 불편한 몸이지만, 자녀들이 찾아오던 고향길을 따라 자녀들을 보기 위해 부모들이 잠시 떠나온 정든 고향으로 향하는 모습들이 이제 낯설지 않은 명절 풍경이 됐다.

서둘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부모들을 배웅하러 나온 자녀들은 열차에 올라 자리에 앉은 부모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부모들도 차창 밖으로 어린 손주들에게 눈을 떼지 않고 손을 흔듣다. 열차가 미끄러지듯 움직일 때까지.

고향집을 찾은 자녀들이 다시 귀경길에 오를 때도 고향에 계신 부모들은 마을 어귀 동구밖에 나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는 애틋한 모습이 교차하는 시간이 우리네 명절의 짠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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