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친가보다 외가 쪽 친척을 더 가깝게 여기는 등 모계 사회화 경향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6∼7월 전국 중ㆍ고생 6천97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으로 볼 수 있는 대상을 고르라’는 복수응답 질문에서 ‘이모’를 고른 응답자가 83.4%로 가장 많았으며, 외삼촌(81.9%)과 고모(81.7%)라고 응답한 청소년도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백부ㆍ숙부(79.8%), 이모부(78.7%), 외숙모(78.6%), 백모ㆍ숙모(78.2%), 친사촌(78.0%), 고모부(77.5%), 조카/질녀(77.4%), 매형/형부(74.0%), 외사촌(71.2%), 형수/새언니(71.0%), 고종사촌(60.9%), 이종사촌(60.6%)의 순이었다.

반면, 학부모(6천82명)의 경우, 형수/새언니가 82.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매형/형부(79.2%), 백부ㆍ숙부(79.0%), 조카/질녀(78.5%), 백모ㆍ숙모(77.5%), 고모(75.5%), 이모(72.7%), 외삼촌(71.1%), 고모부(69.9%), 친사촌(69.5%), 외숙모(68.0%), 이모부(67.2%), 외사촌(57.0%), 고종사촌(54.3%), 이종사촌(52.3%)의 순이었다.

이처럼 가까운 친척들 중에서 청소년과 학부모 간 응답률 차이가 특히 현저한 항목(10% 이상)은 외사촌, 이모부, 외삼촌, 이모, 외숙모 등으로 모두 모계(외가) 친척이라는 점이다.

이는 부모세대와는 달리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출가외인(出嫁外人)’으로 상징되는 부계 중심의 가족관이 점차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들은 가까운 친척 이외의 기타 항목들 가운데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응답률이 57.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먼 친척(49.9%), 친구(32.1%), 이웃(24.9%) 순이었고, 학부모들은 먼 친척(38.5%), 애완동물(34.5%), 친구(27.5%), 이웃(24.9%)의 순이었다.

한편, ‘가족의 의미’에 대해 청소년들과 학부도들은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순으로 답했고, ‘재산과 수입을 함께 하는 사람들’- ‘같은 운명을 지닌 사람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가족의 의미’에 대한 세대간 인식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며, 부모와 자녀 세대 모두 ‘가족’을 주로 ‘혈연공동체’(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 ‘생활공동체’(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애정공동체’(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