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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에 이동욱 시인의 ‘치(齒)’
상금 1천만원… 9월 19일 시상식
전국에서 404명 3천308편 출품 
더부천 기사입력 2020-08-13 17:55 l 강영백 기자 storm@thebucheon.com 조회 2514


▲제22회 수주문학상 수상자 이동욱 시인

부천문화재단은 수주 변영로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22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에 옥상에서 호스로 채소에 물을 주는 남자의 이야기를 표현한 이동욱(42) 시인의 ‘치(齒)’가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올해는 전국에서 404명이 총 3천308편을 출품했으며, 예심에서 23명의 작품이 추천됐고 본심에서 추천 작품들을 다시 검토해 최종적으로 3명의 작품이 경쟁을 벌였다..

심사위원단(손택수ㆍ안지영ㆍ이설야ㆍ이수명ㆍ황규관)은 당선작인 아동욱 시인의 ‘치(齒)’에 대해 ”이미지의 전면화, 이미지를 제시하는 새롭고 신선한 언어의 운동이 눈길을 끌었다“며 ”날카로운 물줄기의 반복과 채소의 순종이 대비되는 장면이 강렬하고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이동욱 시인은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바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물이 거대한 빗자루처럼 천변을 휩쓸고 다니는 중에도 바닥에 박혀 움직이지 않고 있을 바위를 생각했다. 발바닥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올라왔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다”며 수상 소감을 대신하면서“이번 수상을 통해 시인으로서 나아갈 길을 명확하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동욱 시인은 1978년생으로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과 200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됐으며, 2019년 소설집 ‘여우의 빛’을 출간했다.

한편, 수주문학상은 수주 변영로(1897~1961) 선생의 올곧은 시 정신과 뛰어난 문학성을 잇고 발전시키기 위해 1999년 제정된 시(詩) 부문 문학상으로, 수주문학제 운영위원회와 부천문화재단이 주관하며 부천시가 주최한다. 수상자는 상금 1천만원과 함께 당선작은 ‘현대시’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9월 19일 복사골문화센터 2층 복사골갤러리에서 열리며, 수주 변영로의 정신을 연구하는 콜로키움(colloquiumㆍ공동 토의)을 가질 계획이며, 9월 초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인 부천신인문학상의 시상식도 열려 부천에서 발굴한 신인과 지역 문학인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제22회 수주문학상’ 당선작- 치(齒)
/이동욱

호스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면
물줄기는 날카로워진다
연약함을 가장하지 않는다

다시 아침
어김없이 남자는 옥상에 올라
채소에 물을 준다 채소는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있다 정확히
박스는 사각의 스티로폼, 하얗게
모여 있는 알이 위태롭다

옥상 아래 아이들은 잠들어 있고
언제 깨어나 울지 모른다, 시커멓게
동굴 같은 입 가득 허기를 물고 남자에게 물을지 모른다
그건, 아직, 네가 알 수 없는 일
아내는 왜 나비를 좋아했을까

남자는 채소에 물을 준다
언젠가 하얀 뿌리까지 닿을 수 있을까
자주 뽑히는 너희는 왜 이다지 순종적인가
왜 우리는 반복되는가
어서 자라라
다시 돌아오지 말아라
남자는 호스를 움켜 쥔다
우리는 무해한 짐승일까

초식동물 목덜미를 파고드는 송곳니처럼
담장 위로 박혀 있는 병조각이 햇빛과 첨예하다.

[심사평]

올해도 수주문학상은 예년처럼 높은 관심과 호응 끝에 404명이 작품을 투고하였다. 예심에서 23명의 작품이 추천되었고 본심에서 추천 작품들을 다시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3명의 작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지지를 받은 당선자와 당선작을 가려낼 수 있었다. 3명의 작품 세계를 논의하는 과정 중에 이미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먼저 「동거」외 6편의 시들은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세부 묘사가 시의 정황을 이끌어가고 있어 매 연의 진행과 변화가 설득력 있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어의 활강이 자유롭고 활달해서 인상적이었다. 구어체의 힘이 일상적 상황에서 잘 살아나고 있어 생기발랄한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는 까닭이다.

예컨대 “사랑하면 힘이 세진다고 하던데” “남기지 말고 먹어, 벌레 꼬여” “우리도 음식물 쓰레기 압축기 살까?”와 같은 구어체의 활용은 상황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진전시키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다만 언어의 활용이 지나쳐 함께 수록된 시들에서 언어가 과하게 중첩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실비집」외 6편의 시들은 여러 점에서 완성도가 높은 시들이었다. 언어나 이미지의 착상 단계에서부터 무리 없이 진행되는 섬세한 전개, 오랜 훈련을 거친 정확하고도 성숙한 시선,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 등 잘 구성된 시편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얼큰한 체념들” “물은 흐를 때만 힘차다… 손발이 없는 것들에게도 안간힘은 있다” “동그란 씨앗 속에 왜 동그란 꽃이 들어 있을 거라 상상하지“ 같은 구절에서 시선과 통찰의 넓이, 깊이를 잘 읽어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깨달음의 관성에 머물지 않고 좀 더 과감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시세계를 개방해 간다면 좋은 발전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치(齒)」외 9편의 시들에 손을 들어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미지의 전면화, 그리고 이미지를 제시하는 새롭고 신선한 언어의 운동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선명하면서도 신비한 장면들이 넘쳐난다.

“비와 함께 미용실로 가자 누군가 머리를 지그시 누르면 너는 왜 부끄러운가” “누군가 주먹을 쥔 채 다가온다면 나는 무방비 상태인 그 안을 상상할 것이다”“내리는 눈은 돋아나는 이빨들처럼 한 번씩 눌러보고 싶지”와 같은 구절들은 유니크하고 개성적인 장면을 창출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사물과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획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치(齒)」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옥상에서 호스로 채소에 물을 주는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는 채소에 물을 준다 언젠가 하얀 뿌리까지 닿을 수 있을까 자주 뽑히는 너희는 왜 이다지 순종적인가 왜 우리는 반복되는가”라는 구절에서 날카로운 물 줄기의 반복과 채소의 순종이 대비되는 장면은 강렬하고 참신했다. 수상자에게 축하를 보내고 모든 응모자들에게 격려를 전한다. 심사위원 : 손택수, 안지영, 이설야, 이수명, 황규관.

[수상 소감-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바위]

집 앞 천변에는 드문드문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도시에서 징검다리는 생소한 터라 아내와 나는 부러 징검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산책을 마무리 합니다.

징검다리는 넓은 바둑판 모양으로 천변 바닥에 박혀 있습니다. 비록 반듯하게 깎여있지는 않지만 대체로 편평하고 하얗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 일단 멈춰 서서 어느 발을 먼저 디딜지 결정합니다. 거리를 가늠하고 무릎을 굽힌 뒤, 폴짝. 그렇게 공중에 있을 때 기분은 참 좋습니다. 서사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의미의 도약처럼. 공중에 떠 있던 발이 바위에 닿는 순간, 발바닥에 닿는 바위의 감촉이 깊은 신뢰로 다가옵니다.

여름이 되어 비가 그치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이거 이상한데, 하는 생각이 들 때쯤엔 이미 늦어버렸지요. 천변에는 통행금지를 알리는 방송이 울렸고, 우리는 종일 집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빗소리는 기관지가 약한 사람처럼 실컷 퍼붓다가 한순간 조용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강물이 불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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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지 않는 새벽. 혼자 천변에 나가보았습니다. 강물은 넘칠 듯 흔들리고 연약한 가지와 수풀들이 떠내려가는 중이었습니다. 바람을 타고 온 빗물이 허벅지를 차갑게 했습니다. 나는 걸어가 멀리서 징검다리가 있던 곳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어두운 강물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 하얗고 굳은 바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 발을 디딜 때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는 쉴 새 없이 우산을 두드리고, 강물이 거대한 빗자루처럼 천변을 휩쓸고 다니는 중에도 나는 바닥에 박혀 움직이지 않고 있을 바위를 생각했습니다. 발바닥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올라왔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집 쪽으로 크게 한 발을 내딛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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