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펜싱·승마·육상·사격을 하루에 치르는 근대5종 경기에서 한국의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근대5종에 출전한 이래 57년 만에 메달을 따낸 것이다. 이전까지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11위였다.

전웅태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개 종목 합계 1천470점을 획득해 조지프 충(영국·1천482점), 아메드 엘겐디(이집트·1천477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근대5종 대표팀 주장 정진화(32·LH)는 1천466점을 얻어 메달 획득은 놓쳤지만 전웅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전웅태는 이틀 전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9위를 차지한 뒤 이날 첫 종목인 수영에서 8위로 올라섰고, 무작위로 배정받은 말을 타야 해 변수가 많은 승마에서는 비교적 까다로운 말을 탔지만 딱 한 번만 장애물에 걸리며 전체 4위로 뛰어올랐다.

대표팀 맏형 정진화도 모든 종목에서 상위권에 올라 승마를 마쳤을 때까지 전체 2위를 달리며, 전웅태와 함께 동반 메달까지 가능한 상황에서 사격과 달리기를 결합한 마지막 종목 ‘'레이저 런’(사격과 육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앞선 종목의 합산 점수에 따라 2위 정진화가 선두 영국의 조셉 충보다 12초 뒤, 4위 전웅태는 28초 뒤에 출발해 역전을 노렸다.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가 2, 3위를 다투던 전웅태는 중반 이후 4위로 밀리기도 했지만, 마지막 사격 기회에서 8.9초 만에 5발을 맞춰 앞서 들어온 선수를 제친 뒤 3위로 마지막 800m를 달려 결승선을 통과해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을 따냈고, 곧이어 정진화가 4위로 들어왔다.

비인기 종목 근대5종이 57년 만에 도쿄에서 한국선수단에 값진 메달을 선사하며 ‘한국 근대5종’의 새 역사를 썼다.

한편, 금메달을 획득한 영국의 조지프 충은 펜싱 랭킹 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질주한 뒤 레이저 런에서도 여유 있게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면서 영국에 남자 근대5종 첫 금메달을 안겼다.

특히 이번 대회 여자부에서도 케이트 프렌치가 금메달을 따내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단일 올림픽 근대5종 남녀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가 됐다.

은메달을 딴 이집트 아메드 엘겐디는 2000년생으로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해 이집트는 물론 아프리카 국가 선수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에서 메달을 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