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배삼룡 씨가 23일 오전 2시10분께 입원 치료 중이던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60-1970년대 ‘비실이’라는 별명과 함께 정상의 인기를 누렸으나, 이후 잇단 사업 실패 등으로 생활고를 겪었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후에는 약 2억원의 병원비를 체납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빈소는 아산병원에 차려졌으며, 유족으로는 아들 동진씨, 딸 경주씨와 주영씨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한편 고인은 1968년 MBC 코미디언으로 정식 데뷔, 특유의 바보 연기, 허약 체질 연기로 ‘비실이’라는 별명으로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와 ‘부부 만세’ 등에 출연하며 1960~1970년대 한국 방송 코미디의 최고 스타로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동갑내기 단짝 구봉서와 콤비를 이뤄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기에 서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1926년 강원도 양구 출신으로 1946년 유랑 악극단 ‘민협’의 단원으로 코미디언 생활을 시작해 악극단을 거쳐 방송계에 진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1980년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시대에 역행하고 사회의 건전한 미풍양속을 해치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연예인 숙정대상 1호’로 지목되며 방송출연 정지를 당했다.

방송출연 정지를 당한 후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고 3년반 동안 머물다 1983년 귀국했으나, 옛 인기를 되찾지 못한 채 사업에도 실패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세인들로부터 멀어져 갔고, 1990년대 중반부터 흡인성 폐렴으로 투병하던 중 2007년 6월 행사장에서 쓰러져 입원, 투병생활을 해왔다.

문화체육부장관 표창(1996), ‘MBC 명예의 전당’ 코미디언 부문 수상(2001), 제10회 대한민국 연예예술대상 문화훈장 화관장(2003) 등을 수상했고, 자서전으로 ‘한 어릿광대의 눈물젖은 웃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