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3차례나 우승하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혀온 ‘축구 황제’ 펠레(Pele, Edson Arantes do Nascimento)가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펠레는 지난해 9월 암수술을 받은 이후 투병생활을 해왔다.

1940년 브라질 상파울루 빈민가에서 태어난 펠레는 현역 축구선수로 뛰는 동안 1천363경기에 출전해 1천281골을 기록하며 ‘축구 황제’로 칭송을 받았다.

펠레는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2경기에서 77골을 터트렸고, 월드컵 14경기에서 12골을 넣었으며, 1958년 스웨덴 월드컵, 1962년 칠레 월드컵,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등 3차례 월드컵에서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특히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 만 17살의 나이로 출전해 해트트릭(3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에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안기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펠레는 월드컵에서 통산 최다 도움, 단일 대회 최다 어시스트, 결승전 누적 최다 도움 등 득점은 물론 기회 창출 부문에서도 월드컵 단독 1위 기록을 여러개 갖고 있으며, 20살이 되기 전에 대표팀 A매치 25골을 기록한 것도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펠레는 1971년 브라질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북미 사커리그에서 1977년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펠레는 은퇴 후 축구 해설가와 친선 대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1995년 브라질 체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펠레는 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없었지만 1999년 국제올림픽 위원회와 2000년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펠레는 최전성기인 1972년 브라질 명문구단 산토스 소속 선수로 한국을 방문해 지금은 없어진 서울 중구 서울운동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가져 1골을 넣으며 3-2로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당시 한국은 차범근과 이회택 선수가 만회골을 넣었다.

펠레는 은퇴한 후인 1998년 월드컵 후원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월드컵 선전을 기원했고, 2001년에는 2002 한일 월드컵 조 추첨을 위해 방문했었다.

펠레는 2002년 4월부터 ‘이 세상 최고의 브랜드는 당신입니다’라는 삼성전자의 디지털TV ‘파브(PAVV)’ 광고 모델로 활동하면서 그해 6월에 한국을 방문해 장애인 축구단 방문, 유소년 축구교실, 팬 사인회 등을 가진 바 있다.

2003년에는 통일교를 만든 문선명 총재가 개최한 국제 축구대회 피스컵 출범 고문으로 위촉돼 대회 참관차 한국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 방문이었다.

펠레의 마지막 유언은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영원히”라고 가족들이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