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육군, 환경부 등은 25일 오전 10시부터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부천시 오정동 오정동 옛 미군기지 ‘캠프 머서’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현장 방문에는 국방부 환경팀 소속 2명과 육군 환경과 2명,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2명, 한국농어촌공사 전문가 등 국내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미군 관계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동 군부대는 1993년 7월 우리 측에 공식 반환돼 육군 수도군단 1121 공병부대가 주둔해 있다. 군부대 면적은 33만1천803㎡으로 건물 61개 동이 들어서 있다.

이번 현장 조사에서는 1954년 7월부터 1992년 9월까지 미군 44공병대대가 주둔할 당시 부대 배치도 등 부지 이력 파악과 함께 장기 근무 부사관과 군무원을 상대로 구술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지역에 대한 현장 답사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는 지난 2004년 5월 미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근무 당시 불도저를 통해 구덩이를 파서 고무 옷과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든 상상 가능한 화학물질 등 수백 갤런(1갤런=약 3.8ℓ)을 버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캠프 머서’에 묻힌 화학물질 가운데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정동 미군기지 “온갖 화학물질 쓰레기 수백 갤런 버렸다”

한편,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묻었다는 전 주한미군의 폭로에 이어, 부천시 오정동에 있었던 ‘캠프 머서’(미 44공병단)에서도 “온갖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1963년 7월부터 1964년 4월까지 근무했다는 레이 보우스(Ray Bows, 당시 계급 일병) 씨는 2004년 5월24일에 6.25 참전용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코리안 워 프로젝트(Korean War Project)’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캠프 머서에 주한미군 화학물질 저장소(USACDKㆍUS Army Chemical Depot Korea)가 있었다”며 “캠프 머서에서 불도저로 구덩이를 파고 고무로 만든 옷과 가스 마스크 및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화학물질 쓰레기를 수백 갤런(1갤런은 3.8L)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매립 장소에 대해 “캠프 기지 정문에서 오른쪽 두번째 창고 뒤에 있는 언덕”이라고 지목했지만 어떤 화학물질이었는지, 이후 어떻게 관리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캠프 머서에 있는 주한미군 화학물질 저장소는 이곳(부천)이 비무장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1964년 3~4월경 캠프 캐럴로 이전했다”며 “1978년 한국을 다시 방문했을 때 캠프 머서는 1964년 당시와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