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오정구 오정동에 있었던 옛 미군기지 ‘캠프 머서’(미 44공병단)에 “온갖 화학물질이 수백 갤런이 매립됐다”는 당시 주한미군 퇴역 군인의 증언이 나와 “민ㆍ관ㆍ군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부천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누구보다고 불안감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오정동 군부대 주변에 오래 거주한 오정동 주민들은 “군부대 인근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와 주민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해 줄 것”을 부천시에 요구했다.

오정동 주민들의 이같은 입장은 오정동 옛 미군기지 내에 ‘화학물질 매립’ 증언이 나온 이후 부천시가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데 이어, 25일 오후 2시 오정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박명호 오정구청장과 이봉호 부천시 환경보전과장, 송재용 참여소통과장과 주민 30여명이 참석한 열렸으며, ‘화학물질 매립’ 관련 시의 대책 등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시는 우선 “이날 오전 오정동 옛 미군기지를 현장 방문한 국방부 관계자 등과 향후 진행될 공동조사를 협의해 부천시민단체,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해 투명성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부지 이력조사, 항공촬영, 9곳의 지하수 수질검사와 더불어 토양오염 조사는 오염원 내용 및 종류 확인을 위해 땅을 파는 유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참석한 주민들은 “오정동 주민들 가운데 고혈압과 당뇨 환자가 타 구에 비해 많아 역학조사 및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밝혀 ‘화학물질 매립’에 대한 주민 건강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또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토질조사 대상지를 군부대(현 수도군단 1121 공병부대) 뿐만 아니라 오정동 주변 일대도 포함해 조사를 실시하고, 지하수의 수질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투명한 진상조사를 위해 주민들이 참여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추진과정과 조사 결과 등이 투명있게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시는 “역학조사와 주민 건강검진은 김만수 시장도 오정보건소에 지시히기로 했으며, 토질조사는 오정동 군부대 주변지역도 포함해 실시할 예정이며, 지하수 수질검사는 37곳 가운데 9곳을 검사하고 소하천까지 추가해 수질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오정동 옛 미군기지 내 화학물질 매립 관련 조사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민ㆍ관ㆍ군 공동조사단을 꾸려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전달했으며, 군(국방부)에서도 정부측과 협의해 이같은 공동조사단 수용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며, 참여인원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