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오정경찰서는 8일 공사업체로부터 수의계약 선정, 공사금액 부풀리기, 부실공사 묵인 등의 대가로 공사업체 대표들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증재)로 전(前) 부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 시설관리팀장 박모(3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박씨에게 청탁을 하며 금품을 건넨 건설업체 대표 정모 씨 등 5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배임수증재는 남의 일을 해주는 사람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옳지 못한 청탁을 받고 금전 등 이익을 얻거나, 직무와 관련해 옳지 못한 청탁을 하며 금전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정구 작동 소재 부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의 공사와 관련, 자신의 사무실에서 건설업체 정씨 등으로부터 업체 선정 및 공사편의 대가로 300만원을 받는 등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개 공사업체 대표들로부터 업체 선정, 공사 편의, 부실공사 묵인, 공사금액 부풀리기 등의 명목으로 총 1천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관할 감독관청(부천시)이 지원금의 집행 내역을 그때 그때 확인하지 않고 1년에 한번 전체적으로 감사를 하기 때문에 공사 감독이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해 자신에게 돈을 주겠다는 업체를 우선 선정해 공사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건설산업기본법상 1천만원 이상 공사를 하려면 관할 관청(부천시)에 전문건설업 등록을 해야 함에도 장애인복지관의 공사업체 가운데 1개 업체를 제외한 모든 업체는 무등록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박씨는 무등록 업체들이 공사를 한 관계로, 공사업체들 중에는 수회에 걸쳐 계약을 할 경우 의심을 받을 것을 염려해 다른 업체의 명의를 빌려 계약을 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공사 금액을 부풀려 계약을 한 후, 공사금의 반값으로 하청을 주기도 하고, 계약한 공사 면적의 절반만 공사를 하는 등 계약 과정에서부터 최종 공사까지 전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특히 관할 감독관청인 부천시에서 장애인복지관에 대한 감사를 통해 공사 면적 축소 등 쉽게 적발할 수 있는 것조차도 전혀 발견을 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도 추가 조사를 통해 감독 공무원의 혐의가 발견되면 추가 입건하거나 해당 기관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박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중순께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