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1년 11월11일은 숫자 1이 6자리가 겹치는 천년에 한번 오는 이른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로 알려지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 사이에 ‘밀레니엄 빼빼로데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친구들과 연인들 사이에서는 기억될만한 선물을 하려는 붐이 일고 있다.

2011년 11월11일이 과연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냐를 두고도 네티즌들 사이에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숫자 1이 6번 겹치는 날은 2111년 11월11일, 2211년 11월11일을 포함해 100년에 한번씩 되풀이 된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진짜 천년에 한번은 2111년 11월11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고,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는 1111년 11월11일이어서 “이미 지나갔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해마다 11월11일은 ‘빼빼로데이’를 앞세워 대표적 ‘데이(Day) 마케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빼빼로데이’로 대표되는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11(十一)월 11(十一)일은 흙(土)자가 겹치는 날로 농촌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농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숫자 11처럼 벼가 반듯하게 자라길 바라는 농민들의 염원을 담아 1996년부터 정부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빼빼로데이’와 비슷한 막대 모양의 가래떡을 내세워 ‘농업인의 날’에 다양한 ‘가래떡데이’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흔하디 흔한 빼빼로 만큼 가래떡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널리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다.

11월11일은 또 지난 2000년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들이 세상을 향해 당당히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립(直立)을 의미하는 숫자 1이 들어간 11월11일을 ‘지체장애인의 날’로 정했지만, 빼빼로데이에 밀려나 있는 느낌이다.

‘빼빼로데이’ 만큼이나 유명세를 타진 못하지만 일년에 하루 11월11일 ‘농업인의 날’과 ‘지체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쌀, 우리 농산물, 우리 농촌에 대해서, 우리 주변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들에게 대해서 한번쯤은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 됐으면 한다.

한편, ‘빼빼로데이’의 유래는 1996년 부산의 여중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빼빼로를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는 설과, 빼빼로의 제조사인 롯데제과가 제품 홍보를 위해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그 유래가 어찌됐건 '뻬뻬로데이‘처럼 주로 사랑·우정·추억과 연계된 달콤한 이야기들을 특별한 날짜와 연관 지어서 이벤트에 민감한 청소년들을 겨냥해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인 ‘데이(Day)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나 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한편, 고객의 특별한 날을 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챙겨주는 효과를 제공해 고객과의 관계를 굳건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지나친 상술을 위해 특별한 날을 억지로 만든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