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장 주민소환이 투표율 3분의 1을 넘지 못해 개표도 못한 채 무산됐다. 이로써 여인국 과천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16일 과천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과천시내 22개 투포쇼에서 실시된 주민소환 투표에 유권자 5만5천96명 가운데 9천820명이 참여해 17.8%의 투표율에 그쳤다.

현행 주민소환법상 33.3% 이상의 주민 투표율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주민소환이 확정된다.

과천시장 주민소환 투표는 결국 예산 3억4천300만원을 썼지만 개표도 못한 채 무산돼 결국 예산 낭비만 한 셈이고, 주민소환 과정에서 6개월동안 찬반으로 갈려진 시민 갈등에 따른 후유증도 남긴 채 끝나고 말았다.

주민소환제도는 지난 2007년 도입돼 그 해 9월 화장장 유치와 관련한 김황식 전 하남시장(소요 예산 2억7천만원), 2009년 8월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소요 예산 11억6천만원)에 이어 여인국 과천시장까지 법 시행 이후 실시된 3번의 주민소환투표는 모두 투표율이 3분의 1에 미달해 개표조차 못한 채 끝났다.

이번 여인국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과천시가 시민 의견 수렴 없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수용 및 정부 과천청사 이전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실시됐다.

하지만 과천시는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보금자리주택을 당초 계획한 9천641가구에서 절반 수준인 4천800가구로 줄였고, 과천 청사 이전 문제도 시장이 국책사업을 흔드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동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투표율 저조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주민소환 투표에 따른 개표 요건인 3분의 1 투표율을 충족시키는 것은 여전히 높은 벽이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이로 인해 주민소환 투표에 따른 개표 요건인 투표율 3분의 1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반면, 현행 법에는 주민소환에 따른 청구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아 정책 판단을 포함해 어떤 이유로든 소환이 가능해 주민소환의 남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청구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현행 주민소환 법률은 자치단체장을 견제하는 수단보다는 정략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많아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미국의 경우 배임이나 직권 남용, 임무 태만 등의 경우만 주민소환 대상으로 정해 놓고 있다.